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29 14:17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 환영식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친정인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다.

오 전 시장의 자유한국당 복귀는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시절인 2017년 1월 이후 1년 10개월만이다. 오 전 시장은 당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려는 당의 의도에 반발해 탈당하며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는 무산됐고, 올해 2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한 후 바른정당을 탈당 뒤 9개월만에 다시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이 보다 유능한 정치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복당을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대북정책, 안보상황에 대해 비판하며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폭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지금의 야당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어려운 분들을 더 잘 챙겨서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민생정당’이 되고, 미래지향적 정책을 통해 ‘4차산업혁명으로 시작될 신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미래정당’이 될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오 전 시장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먼저 오 전 시장의 최근 7년간의 행적을 보면 정계복귀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다소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직시절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못해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투표율은 25.7%에 불과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물러나 있다가 2015년 정치 재개를 선언한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으나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패하며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이후 박근혜 탄핵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바른정당에 입당, 그리고 또 다시 탈당해 친정인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겪은 사람이 정계복귀라는 말을 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 전 시장이 끊임없이 정치권에 발을 담그고 자신이 복귀할 시점만을 노리고 있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이번 복당 결정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을 넘어서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10~20%대를 맴도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아 그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지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회를 포착한 것이라는 얘기다.

오 전 시장의 등장은 최근 보수야당 측에 눈에 띄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자신의 존재감을 먼저 드러내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앞두고 홍준표 전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성태 원내대표, 정우택 의원 등의 출마설이 돌고 있으나 아직 뚜렷하게 누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전 대표도 수개월의 공백을 깨고 대학강연에 나서는 등 활동을 재개하면서, 내년 4월 재보선과 1년 반을 남겨둔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한때 보수정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던 오 전 시장의 복귀를 서두르게 한 결정적인 이유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과 관련해 서울시장직을 내려 놓지 않았다면 지난 대선에 유력한 보수정당의 후보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만큼 보수권 인사 중 그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이 내년 2월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과 당 대표보다는 차기 대선을 노릴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오 전 시장의 자유한국당 복당이 그저그런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보수야당의 집결의 도화선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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