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1.50%의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인상한 1.75%로 결정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에서 0.50%포인트로 축소됐으나 향후 미국 정책금리가 12월 및 내년 중 3차례 인상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은이 추가 인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금리 차이가 외국인자본의 급격한 유출을 반드시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격차가 커질수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분간 우리 경제가 둔화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향후 한은의 추가 인상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높다. 올해 한은 금리 인상 횟수도 당초 2회 전망이 많았지만 결국 1회로 끝났다. 인상 시기도 계속 미뤄지면서 결국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야 결정됐다. 

11월 들어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투자 감소와 고용부진으로 내수 흐름은 정체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개선추세 문구가 두 달째 사라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그린북을 통해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시 회복세 문구가 빠졌다.

올들어 9월까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으나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다. 다만 시장은 인상 소수위원이 1명에서 2명으로 늘고 매파적 스탠스를 보인 위원도 추가되면서 11월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또 이 총재도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자금 쏠림 등 금융 불균형에 따른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금리는 역사적 기준에 비해 여전히 낮고 미국 경제에서 중립적인 수준으로 보는 넓은 범위 바로 밑에 있다”고 말하면서 금리인상 완화 신호를 보냈으나 여전히 '점 그래프' 상으로 내년 3회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0.50%포인트로 축소됐으나 내년부터 다시 벌어져 최대 1.50%포인트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다만 내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 둔화,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률, 낮은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하면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은 어렵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한은의 금리인하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한은 금리인상은 일회성일 듯”이라며 “무역전쟁의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의 약화 추세 등을 감안할 경우 금리인상이 과연 적기에 단행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