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2.01 11:25

새누리당 내부의 계파간 갈등이 확전되는 분위기다. 원내로 복귀한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이 지난달 30일 대구를 찾아 TK(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을 강하게 질타한 한편, 31일에는 김무성 대표 주재 하에 대규모 비박계 회동이 있었다. 각각 ‘세 결집’에 부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경환 의원은 대구 북구갑에 출마하는 하춘수 예비후보 개소식 축사에서 오래전부터 불거져 나온 이른바 ‘현역 물갈이론’에 대폭 힘을 실어주며 TK 의원들이 현 정부의 국정 수행에 있어 비협조적이었다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직접 거론해가며 “정부 뒷다리를 잡았다”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서울시 강서구 모처에서는 50여명의 새누리당의 비박계 초·재선 의원들이 모여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회동을 가졌다. 모임을 주선한 인물은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모임에는 친박계 의원들은 초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김무성 대표는 “총선에서 살아서 돌아오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1일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무성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김성태 의원, 친이계 핵심 인물인 김용태 의원 등이 즉각 최경환 의원을 포위하고 나선 것이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tbs의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최경환 의원의 발언을 정면 공격했다. 김 의원은 “대구 경북 의원들이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뒷받침하신 분들”이라며 “폄훼하는 발언은 적절치 않다”며 현역물갈이론을 정면 비판했다. 31일 열린 비박계 회동에 대해서도 계파 정치를 위한 세결집이 결코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한편 김용태 의원 역시 1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특정 지역에서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가, 후보에게 일부 득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정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최경환 의원께서 말씀을 걸러서 해주시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한편 이 같은 친박·비박 갈등이 점차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꼽는다. 공관위 위원장직 선임과 구성과 관련해 친박계와 비박계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친박계에서는 이한구 의원을, 비박계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를 각각 위원장으로 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김무성 대표가 이한구 의원 선임안에 대해서 불편해 하는 기색을 보여 공관위 구성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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