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2.03 16:45

11월 내수판매량 8294대…절반 책임진 스파크만 '고군분투'
"할인보다 무너진 신뢰부터 쌓아야 판매회복 가능"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달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더 뉴 말리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달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더 뉴 말리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내수 꼴지를 면치 못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부터 스파크 특별 프로모션과 차종별 최대 11% 할인 등 대규모 연말 프로모션을 시작해 판매회복을 노렸지만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실질적인 판매회복을 위해선 파격할인보다는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8294대를 판매해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한 때 5000대 내외까지 떨어지는 등 사상 최악의 부진에서는 벗어나긴 했지만 쌍용차와 르노삼성 등에 밀려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같은 달 쌍용차는 내수에서만 총 1만330대를 판매해 전달에 이어 1만대를 넘겼다. 올해 들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쌍용차는 내수 3위 자리를 완전히 굳힌 모양새다. 쌍용차의 내수 실적은 ‘쌍두마차’인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가 견인했다. 지난달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는 각각 4106대와 4254대씩 판매되면서 쌍용차의 내수 시장을 책임졌다.    

르노삼성 역시 11월 한 달간 내수시장에서 8407대를 판매해 쌍용차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한국지엠의 부진과 QM6 및 SM6의 선전으로 두 달 연속으로 4위를 지켰다. 실제로 틈새시장인 가솔린 모델을 앞세운 QM6는 지난달 총 3749대나 판매돼 2개월 연속으로 월간 3000대를 넘어섰다. 또 세단 모델인 SM6 역시 1962대 판매돼 제 몫을 했다. SM6는 한국지엠이 판매하는 동급의 말리부보다 309대 더 팔렸다. 

반면 한국지엠의 판매량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차종별 판매량을 보면 경차인 스파크(3965대)가 전월과 전년동월 대비 6.3%와 4.2%씩 성장세를 보이며 제 몫을 했을 뿐 전반적인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한국지엠이 판매하는 차종은 14종에 달하지만 스파크 단일모델이 차지하는 판매비중은 절반 수준인 48%에 달한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말리부 출시 이후 구형 모델의 재고 소진 중인 말리부는 1653대 판매돼 전월 대비 14.7% 판매량이 떨어졌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24.9% 감소한 수치다. 

주력 모델 중 하나인 트랙스도 1364대에 그쳐 전월 대비 12.5%, 전년 동월 대비 2.6% 줄었다. 한국지엠이 최근 내놓은 신차인 이쿼녹스(245대)는 전월 대비 29.6% 오르긴 했지만 워낙 절대적인 판매량이 적어 의미있는 성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치고 있는 준대형세단 임팔라 역시 226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지엠이 판매 회복에 성공하려면 파격적인 할인공세보다 신뢰회복이 먼저라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법인분리에 따른 철수 의혹 등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장기적인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불안감과 불신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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