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영빈 기자
  • 입력 2018.12.06 11:22
(사진=MBC 화면 캡처)
(사진=MBC 화면 캡처)

[뉴스웍스=민영빈 기자] 고(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지난 5일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다.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여태껏 조선일보 사주 일가가 검찰에 소환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방용훈 사장 소환은 이례적이다. 

이날 대검 진상조사단은 장 씨가 사망하기 전 자필로 남긴 문건에 등장하는 ‘조선일보 방 사장’이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으로 보고 비공개 소환 조사해 장 씨와 만난 정황, 수사외압 의혹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방용훈 사장은 2007년 10월 서울 청담동의 고급 중식당에서 장 씨와 자리를 가진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때 방 사장이 주재하고 비용을 결제한 이 자리에는 장 씨의 소속사 대표인 김종승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09년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과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방용훈 사장을 불러 정식 조사하지 않았다.

‘장자연 사건’은 2009년 배우 장자연이 세상을 떠나면서 소위 ‘장자연 리스트’라 불리는 문건을 통해 소속사로부터 성상납 요구와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사건이다. 당시 ‘장자연 리스트’에는 지금도 현직에 있는 정계·재계·언론계 유력 인사들이 적혀 파장이 일었지만 대부분 무혐의로 풀려났다. 사건 발생 10년째인 지금까지도 해당 사건이 현재 진행형인 이유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2008년 방용훈 사장이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 하이트진로 회장과 함께 장 씨를 만난 것을 확인했다”며 “2008년 10월 장 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방정오 전 TV조선 전무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로 나선 동료 배우 윤 씨는 전직 조선일보 기자 A씨의 장자연 강제추행 혐의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 씨는 이날 “오늘 증언한 사건의 그날은 존경하던 선배 여배우를 처음 만난 날이었고, A씨를 본 것도 처음이고, 장 씨가 추행을 당하는 것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며 “제 기억 속에는 아직도 그 날의 모든 일이 선명하다”는 말로 증언을 시작했다.

윤 씨는 장자연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고통스러웠지만, 장 씨 사망 이후 경찰과 검찰에 나가 13번이나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가해자로 지목받았던 사람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버젓이 잘 살고 있다”며 “이제는 그들이 반성하고 처벌을 받아야 할 때이고 당시 조사가 부실했다면 다시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윤 씨는 사건 피고인인 A씨에 대해 “내 진술이 그의 가정에 해가 될까 염려해서 차라리 취중에 실수한 것이라고 말하며 조금이라도 뉘우치고 인정하길 바랐다”면서도 “(법정에서 본)그는 조금도 죄의식이 없어 보였고 지금까지도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A씨는 2008년 8월 5일 장자연 소속사 전 대표 김 모씨의 생일 파티에 참석해 장 씨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09년 수사 당시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는 윤 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A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윤 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올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A씨를 불기소했을 당시 수사가 미진했다며 재수사를 권고해 검찰은 재수사 끝에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A씨 측은 “공개된 자리에서 강제추행을 어떻게 하냐”며 “강제추행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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