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2.07 10:25

광주형 일자리 협약체결 무산에 7일 정상근무
"전기차 본격화되면 일자리 격감…생산직보다 R&D인력 키워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6일 오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경보기자)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6일 오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경보기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7일 예정됐던 부분 파업을 철회했다.

특히 노조는 임금 양극화 문제는 산업별 교섭으로 풀고 일자리 문제는 미래차 기술 연구개발 인력 양성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재추진시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다시 나설 방침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와 현대차 간 광주형 일자리 협약체결이 잠정보류됨에 따라 2시간 파업을 유보하고 정상근무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노조는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가 현재 최악의 상황인 현대차의 발목을 잡지 말고 경영위기를 수습해 미래차 연구개발에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6일 기아차지부와 공동으로 각 조별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 불공정거래, 원‧하청 간 임금격차 확대 등의 문제를 광주형 일자리의 무노조 경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게 이번 파업의 명분이었다.

노조는 “밀실협상을 통해 작성된 합의문에는 현행 노동법을 위반하는 임금과 노동조건이 명시돼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체결된다면 현행 법 위반으로 원인무효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자 간 임금격차의 원인은 노사관계 때문이 아닌 기업별 노조체계의 임금교섭 때문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동계는 기업별 교섭이 아닌 산업별 교섭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산업별 교섭이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동일노동에는 동일임금을 지불하는 것을 지향하는 ‘연대임금’을 실현할 유일한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조는 “원하청 임금격차 해소는 산별교섭을 위한 법과 제도개선으로 풀어야지 특정 지역의 실험적 모델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특히 현대차 공장에서 25년에서 30년 가량 근속한 조합원의 임금과 광주형 일자리 초임을 비교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차 초임연봉은 주 52시간 기준으로 근무연장과 특근임금, 연월차, 상여금 750%를 포함해 4800만원에 불과한데도 4200만원 수준의 광주형 일자리 연봉이 현대차의 반값이라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광주형 일자리의 초임연봉은 주 44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3500만원이며 광주시가 보조하는 700만원을 합해 총 4200만원 수준이다. 실제로는 현대차 초임 직원이 받는 연봉과 60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노조는 특히 일자리를 위해 생산물량을 억지로 늘리는 광주형 일자리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파탄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에서 배워야 한다“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몇 만개나 사라지는지 전수조사에 나서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부영 현대차 지부장은 “전기차 시대가 되면 현재의 엔진, 변속기 등이 필요없게 돼 조립인원의 30~40%이 실업자가 되며, 이들은 국가 주도로 신산업 분야에서 재교육해 일자리 감소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며 “실제로 독일은 자동차산업에서 약 1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첨단기술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과 임금격차 해소, 위기극복을 위한 노동정책 수립 등을 위한 대화에는 적극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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