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2.08 06:40

반도체 수출 1300억달러 돌파 전망…1~2월부터 증가율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6000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가운데 세계 6위 수출국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년 수출 증가율은 올해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등 일부 품목 편중을 비롯해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년 우리나라 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세, 글로벌 IT 수요 지속에도 불구하고 미중 통상 갈등, 미국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 등으로 증가세가 올해에 비해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수출입 평가 및 2019년 전망’을 살펴보면 내년 우리 수출은 3.0% 증가한 6250억 달러, 수입은 3.7% 늘어난 5570억 달러로 각각 전망돼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큰 축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내년 단일품목 최초 13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수출증가율은 올해 30%대에서 5%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대비 반도체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둔화 추세는 심화되고 있다”며 “빠르면 1월, 혹은 2월부터 반도체 수출 성장율이 마이너스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선박은 지난 2년간 증가한 수주 물량 인도와 전년 부진의 기저효과로 10% 증가가 예상되며 석유화학은 국내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수출물량 확대로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기계는 중국·미국·인도 등 주요 국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컴퓨터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버 및 SSD 수요 확대로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자동차는 신차 출시, 친환경차·SUV 수요 증가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세단 수요 감소 및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신흥국 불안으로 수출이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호조에도 불구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통신기기·가전은 해외생산 확대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철강은 미국 수입규제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토면적 세계 107위, 인구 27위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수출 세계 6위를 달성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유일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무역규모는 양적 측면에서 세계적”이라면서도 “반도체 등 일부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신산업, 소비재, 서비스 등으로 수출상품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과 중국 의존도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무협의 ‘단일국 수출기업의 현황과 수출성과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 수출기업 가운데 단일 국가로 수출하는 기업이 전체 수출기업의 50.3%로 절반이 넘었다. 2016년 기준 이들이 전체 수출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했으나 수출기업의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1%에 달했다..

특히 미국 또는 중국으로만 수출하는 기업은 단일국 수출기업의 35.9%, 전체 수출기업 중에서는 18.1%를 차지했다. 이들 국가에 수출이 편중된 기업들은 미중 통상갈등에 따른 직간접적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만큼 우려가 크다.

실제 단일국 수출기업은 수출 다변화 기업에 비해 생존율(수출 지속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이후 수출을 시작한 기업을 대상으로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초기 수출대상국 수가 2개 이상인 기업들의 5년, 10년 생존율은 각각 45.2%, 33.4%로 단일국 수출기업 21.3%, 14.1%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무협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수록 수출 다변화를 통한 수출 안정화 효과가 높아진다”며 “수출 초기부터 시장 다변화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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