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2.08 09:20

"높은 '사이토카인' 수치가 정신질환 발병에 영향 미치는 듯"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아동기에 심각한 감염으로 입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향후 정신질환을 앓을 위험이 80%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항생제만 복용해도 이런 위험은 상승했다. 

덴마크 아루스의대 연구진은 최근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의사협회지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12년 사이 덴마크에서 태어난 109만8930명을 대상으로 추적연구를 진행했다. 추적기간은 연구 대상자의 평균 나이가 9.7세에 도달하는 시점까지 였다. 

이 기간 동안 조현병·우울증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모두 4만2462명(3.9%)이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받은 사람은 모두 5만6847명(5.2%)으로 집계됐다.

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감염의 경험과 정신질환 발병률간 연관성이 드러났다. 감염으로 입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정신질환 발병률이 84% 상승했다. 감염의 강도가 약해 항생제를 처방 받았던 사람은 이런 위험이 4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정확한 인과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 올레 쾰러-포스베리 교수는 “감염을 경험한 사람은 향후 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둘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조현병 등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전문가는 ‘사이토카인’이 이런 관계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사이토카인은 바이러스와 싸울 면역세포를 부르기 위해 우리 몸이 분비하는 신호전달물질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윌리엄 이튼 교수(정신보건학)는 “일반적으로 정신질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염증반응을 더 자주 겪는다”며 “높은 사이토카인 수치가 정신질환 발병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아동기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하면서 여러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Lundbeck)의 후원으로 실시됐다. 룬드벡은 뇌전증(간질) 치료제 온피(Onfi, 성분명:클로바잠) 등을 개발한 제약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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