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8.12.10 12:13

오철민·홍원식 박사, 은을 이용한 '무가압·저온 고상접합' 기술 획득
고온 동작 가능·방열 특성 우수… 전기차· 로봇 등 전력변환모듈에 적용

고상접합기술이 적용된 SiC 전력변환모듈 시제품 (사진제공=KEIT)
고상접합기술이 적용된 SiC 전력변환모듈 시제품 (사진제공=KETI)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영삼)은 은(Ag)을 활용해 에너지 고효율화를 위한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파워반도체 실장용 고상접합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고상접합이란 접합하고자 하는 이종(異種)재료와 피접합재가 서로 용융되지 않은 고체 상태에서 접합되는 것을 말한다.

실리콘카바이드(SiC)반도체는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과 함께 광대역갭 반도체(WBG, Wide Bandgap)이다.  기존 실리콘(Si)반도체 소자보다 안정적인 고온 동작, 높은 열전도도, 낮은 저항과 높은 내전압 특성을 지닌다.

이로인해 WBG반도체는 방열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으며, 전력변환모듈도 실리콘반도체보다 넓이는 1/300, 두께는 1/8로 줄어든다. 이처럼 집적화 효과가 큰데다 전력변환 시 발생되는 에너지 손실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전력변환  과정에서 SiC반도체의 에너지 손실은 Si반도체보다 70%이상 줄어든다. SiC파워반도체로 만든 인버터의 경우 에너지효율이 1~2%이상 높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WBG소자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핵심은 실장소재와 실장공법이다. 섭씨 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동작할 때 기존 Si파워반도체에 적용된 실장소재 접합재료가 액체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융점 솔더를 이용한 솔더링, 저융점 접합소재를 이용한 천이(遷移)액상접합, 고융점 재료를 이용한 소결접합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솔더링은 납(Pb)에 의한 환경적 이슈가, 천이액상접합의 경우 긴 공정시간이 단점이다. 현재까지는 소결접합 관련연구가 가장 각광을 받고 있지만 공정에 필요한 높은 온도와 가압으로 발생하는 결함은 여전히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신공법이 적용된 SiC 소자 실장 및 X-ray를 통한 Defect-free 접합부 (사진제공=KEIT)
신공법이 적용된 SiC 소자 실장 및 X-ray를 통한 Defect-free 접합부 (사진제공=KETI)

이런 상황에서 KETI의 오철민, 홍원식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고상접합기술은 결함이 발생하는 근본원인을 제거했다. 일반적인 고상접합(소결 등)에 적용되는 가압력을 가하지 않으면서, 반도체 소자 및 모듈에 열적 변형을 줄일 수 있는 저온으로 진행된다. 이런 특성으로 생산제품마다 각기 다른 가압용 구조물이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의 전기·열 저항을 높일 수 있는 보이드(Void)와 같은 실장소재 내부결함도 없어 신뢰성이 높다. 더불어 Ag 소재 고유의 고융점, 고열전도도, 고전기전도도 등 재료 특성으로 인해, SiC의 안정적인 고온동작이 가능하다. 기존 접합소재보다 열저항도 30% 이상 낮아 방열특성도 우수하다. 보이드(Void)란 채워져야 할 공간이 비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오철민 박사는 “WBG공정기술개발은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맞아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며 “이번에 개발된 무가압 저온공정을 통해 SiC반도체의 성능이 접합부를 거쳐 그대로 모듈에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전기자동차, 로봇, 스마트공장 등 보다 엄격한 내구성을 요구하는 전력변환모듈에 적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지원으로 제엠제코㈜(최윤화), 한국과학기술원(김택수)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하는 2018년 국가 R&D 100대 우수 과제에 선정된 기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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