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2.11 09:27
북한 최대 명절 '태양절'인 지난 4월 15일 오후 평양시 중구역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해외동포련환공연'이 끝난 뒤 최룡해(맨 왼쪽) 부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북한 최대 명절 '태양절'인 지난 4월 15일 오후 평양시 중구역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해외동포련환공연'이 끝난 뒤 최룡해(맨 왼쪽) 부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한 권력 2인자인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정권 핵심인사 3명을 인권 유린과 관련한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멈춰선 상황에서 미국이 인권 카드를 꺼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검열에 관한 보고서’에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등 개인 3명과 109그룹, 118 그룹, 114그룹 등 기관 3곳을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검열을 지시한 책임자로 꼽았다.

보고서는 최룡해가 이끄는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당을 감독하고 고위 간부에 대한 인사를 독점하는 기구로서, 북한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이며 북한의 검열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택 국가보위상에 대해서는 인민보안성이 자행한 검열 활동과 인권유린을 지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범 수용소 체제에서 일어나는 인권유린 지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는 박광호가 북한에서 제작되는 모든 매체를 통제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전선동부가 정보 통제를 억압하고 북한 주민 세뇌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109그룹은 해외 매체와 콘텐츠의 판매·이용을 제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118그룹은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지금은 컴퓨터 콘텐츠의 검색과 압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4그룹은 장마당을 비밀리에 감시하고 중국 거주 탈북자를 감시하는 기구다.

이번 제재로 미국의 북한 인권 관련 제재 대상은 개인 32명, 기관 13곳으로 늘어났다. 이번 제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 노력을 하면서도 비핵화 전까지는 대북제재와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무부의 보고서 발표 이후 미 재무부도 최룡해와 정경택, 박광호를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개인 논평에서 "미국의 제재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극악한 적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뒤로 돌아서서는 대화 상대방의 체제를 헐뜯으며 제재압박을 책동하는 미국의 이중적 처사는 비난과 규탄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외선전용 매체인 메아리도 "용납 못 할 정치적 도발"이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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