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6.02.01 16:56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

지카바이러스가 역대 최악의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카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WHO 집행위원회에서 올해 엘니뇨와 관련된 기상 상황으로 많은 지역에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를 매개로 확산하는 만큼 모기 개체 수는 바이러스 확산과 직접 연관된다.

CNN도 엘니뇨가 발생하면 흔히 남미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침전 양상이 달라지면서 모기의 개체 수가 늘어나 모기를 매개로 하는 전염병이 창궐할 환경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CNN은 미국에서도 봄, 여름에 기온이 올라가면 이집트숲모기가 번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겨울 엘니뇨로 미국 남동부에 평년보다 습한 겨울이 찾아온 가운데 이곳에서 이미 이 모기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미 중남미에 확산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됐다. 이날 AFP통신은 인도네시아 에크만 분자생물학연구소가 수마트라 섬 잠비에 거주하는 27세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지카 바이러스 발생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대륙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지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1일(현지시간) 비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선포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 2014년 소아마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모두 3차례 선포된 바 있다. 발열, 발진, 눈 충혈 등의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아예 없을 수 있지만, 임신부가 감염되면 신생아의 머리가 선천적으로 작은 소두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질병관리본부, 문체부, 법무부, 외교부와 한양대병원 최보율 교수 등 민간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지카바이러스예방 및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정부는 중남미 등 위험지역 여행 시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등 해외 여행객 대상 지카바이러스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임신부의 경우 중남미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과 모기기피제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출이 불가피한 경우 긴소매, 긴바지를 착용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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