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2.11 16:04
(사진=페이스북)
(사진=알핀로제 여성경매피해자연대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한 대학 연합동아리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경매’를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알핀로제 여성경매피해자연대는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 8명과 그 외 연대 여성 동아리원 1명은 더 이상 이런 피해 가 발생하지 않도록 2018년 8월 3일에 있었던 이 경매 사건에 대해 공론화하고자 한다”며 해당 사실을 폭로했다.

알핀로제는 대학 음악 연합동아리다.

이들은 “지난 8월 3일 대학 연합 동아리인 알핀로제에서는, 남성 동아리원을 모아 속칭 ‘경매’를 진행하했다. 이는 계획된 일이 었고, 동아리 내 주요 인원들에게는 공유된 정보였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 동아리원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었다. 또한 이는 단발적인 행사가 아니었으며 수 년 동안 이어져와 가해자와 방관자들부터 ‘전통’이라고 불렸다”고 말했다.

이들이 폭로한 ‘경매’ 방식을 보면 우선 남성들이 사전에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서 ‘2018경매’ 라는 말을 사용하여 약속을 잡고, 술집에서 쪽지에 여성 이름을 하나씩 적고 개표하여 여성들의 순위를 정했다. 

이어 발표회 참가 여성들의 이름을 스케치북에 적은 후, 각 여성을 낙찰받기 위해 손을 들어 술잔을 걸고, 해당 여성을 최종적으로 낙찰 받으면 쌓인 술을 마시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명도 낙찰 받지 못한 남학생은 술 한 병을 한 번에 비워야 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또 낙찰 받은 남성의 이름과 마신 술잔의 개수를 ‘바를 정(正)’자로 여성의 이름 옆에 적고,  정해진 기간 동안 자신이 낙찰 받은 여성과만 사적인 언행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여성과 사적인 언행을 하면 벌금을 내도록 했으며, 경매가 끝난 후 남성들의 단체카톡방에서는, 위 규칙에 따라 서로 감시하고, 낙찰된 여성을 관리한다는 등의 농담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가해자 측과 최소 6개월, 최대 3년간 우정을 쌓았고, 특히 이 기간에는 약 2개월 동안 거의 매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기만했다”며 분노했다.

이어 “자신의 친구, 선배, 후배 혹은 애인에게 경매 대상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각자 배신감, 수치심 등의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는 가해자 측에 공개사과문과 동아리 운영에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내규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러나 합의를 진행하던 중, 우리는 가해자 측에서 8월 3일 경매 당일에 각자 ‘자고 싶은 여성’을 쪽지에 적어 개표했다는 사실을 추가적으로 알게됐다. 가해자 측은 저희와의 합의를 진행하던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숨겼다”면서 “끝까지 자신들의 잘못을 알리지 않은 점, 이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는 점으로 보아 본 피해자 연대는 합의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단독 공론화를 진행한다”며 강력 대웅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성명문의 목적은 이 사건의 심각성 인지와 피해 재발 방지에 있다. 피해자 모두는 가해자와 계속 함께 할 수 없기에 이 동아리를 나가지만, 누군가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이 동아리에 들어와 또 다른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혹은 이 동아리가 계속하여 반성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공론화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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