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2.12 09:49

위기감 반영된 큰 폭의 사장단 인사…정진행 사장, 현대건설 부회장 승진
알버트 비어만 사장, 사상 첫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순혈주의' 파괴

정진행(왼쪽부터) 현대건설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김용환 <b>현대제철</b> 부회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사장.
정진행(왼쪽부터) 현대건설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사장.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임원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에 앉는 등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이뤄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 부회장과 사장들이 대거 물러나고 새로운 인사들이 자리를 채우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본격화됐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사장단 '물갈이'에는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그룹 경영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했다. 또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박정국 현대케피코 사장은 현대모비스로,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로템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건용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전무는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발령받았다.

이어 여수동 현대·기아차 기획조정2실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 자리에 올랐다.

신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이,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방창섭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부사장이, 산학협력 및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는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또 황유노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R&D)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순혈주의를 깨뜨린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현대·기아차의 차량성능담당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됐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최근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이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된 것도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조성환 현대오트론 부사장은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발령받았고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을 맡고 있는전략기술본부의 위상을 강화해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AI 등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와 함께 서보신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 부사장은 생산품질담당 사장으로, 공영운 홍보실장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보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특히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해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 여승동 생산품질담당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고 오창익 현대엔지비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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