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2.13 12:08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 (사진=테레사 메이 페이스북)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 (사진=테레사 메이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 불신임 위기에 몰렸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 보수당의 신임투표에서 승리해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당장 고비는 넘겼지만 향후 브렉시트 행보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보수당 하원의원 317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의사당에서 '메이 총리를 신임하는가'를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다. 개표 결과 찬성 200표(63%), 반대 117표(37%)로 찬성이 과반(159표)을 넘겨 메이 총리는 신임투표에서 승리했다. 당규상 1년 내 다시 신임투표를 할 수 없는 만큼 메이 총리는 내년 12월까지 당 대표와 총리직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투표는 보수당 내 강경파들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에 반발해 총리 불신임 서한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메이 총리는 이날 투표결과가 공개된 후 총리관저 앞에서 성명을 통해 "우리의 개정된 새 임무는 국민들이 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 나라를 하나로 만드는 것, 모든 이들을 위해 작동하는 국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신임투표 승리가 영국·EU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수정이나 의회의 비준동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어서 메이 총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반(反) 메이 전선’ 확대에 따른 정국 혼란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 총리는 당장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EU 수뇌부들을 만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의 반응은 냉담하다. 프랑스와 독일 외무장관은 "재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또한 합의안 수정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힌 의원 수는 100명 이상이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승리했지만 보수당 의원들이 그의 합의안까지 받아줘야 할 의무는 없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