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온라인뉴스팀
  • 입력 2015.08.19 16:13

초대형 폭발사고로 사망 최소 114명, 실종 57명, 부상 700여명의 막대한 인명피해를 낸 중국 톈진(天津)시에 맹독성 물질을 함유한 비가 내리면서 2차 피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2일 심야에 발생한 톈진 폭발 참사 후 톈진의 대기 안전을 유지하는 만반의 조치를 취했다고 거듭 강조했음에도 시민의 불안감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18일 톈진 일대에 비가 내린 뒤 도로 곳곳에서 거품이 일고, 흰색 부유물이 고인 빗물에 떠올랐으며, 시민은 입술과 팔꿈치 등의 피부에서 타는 듯한 통증을 연달아 호소하고 있다.

세차를 하다가 차량에 묻은 흰색 가루에 놀라 신고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시민은 폭발 현장 근처는 물론 시내 외출을 삼가는 한편 피해를 걱정해 혹시 유출 유독물질을 함유한 비를 맞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환경감시 당국은 이런 현상이 폭발 사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시민은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폭발 현장에서 6㎞ 떨어진 곳에 사는 저우하이썬(23)은 당시 독가스가 밀어닥칠 것이란 공포에 빠졌다며 바로 부모와 함께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할머니집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당국의 통제로 관영 매체가 사고 실상을 제대로 전하지 않는다고 믿는 저우하이썬은 소셜미디어에 오른 글을 보고선 당분간 자택으로 돌아가진 않을 생각이다.

시민의 두려움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앞서 톈진시 소방국 당국자는 폭발이 일어난 루이하이(瑞海) 물류공사의 위험물 창고에 금속나트륨,시안화나트륨,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등 40개 종류의 화학물질 3000t 정도를 보관했다고 확인했다.

이들 맹독성 물질을 중화해 처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폭발 때 하늘로 기화해 날아간 상당량이 대기에 머물다가 비를 타고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안화나트륨은 수분과 접촉하거나 알카리화하면 신경가스를 생성할 수 있고, 폭발 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이미 유독성 가스로 떠돌아 다닐 수 있어 대기 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전문가는 "신경가스를 마시면 호흡기 계통과 심장 등이 갑작스레 정지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 TV는 19일 베이징 공안소방총대 간부를 인용해 폭발 현장의 공기 중에서 고농도 유독 신경가스를 발견했다고 보도해 불을 질렀다.

공안소방총대는 16일 이래 방호복과 산소 장치를 장착한 대원들이 폭발 지점에 들어가 공기 속 유독물질 농도를 측정해 왔다.

리싱화(李興華) 부참모장은 "시안화나트륨과 신경가스 등 두 종류 유독물질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은 톈진 시내 하수도에서 보관창고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시안화나트륨이 검출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주말에는 폭발로 부서진 집에서 강제로 소개된 주민이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펼쳤고, 여기에 실종자 주로 소방관의 가족이 신변 안위에 관한 소식을 알려달라며 가세하면서 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한층 부추겼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