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6.02.01 18:57

1000억원 유상증자 통해 경영권 확보...종합식품기업 도약 발판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
사조그룹이 1000억원을 투자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동아원·한국제분을 인수한다.

사조그룹 계열사로 구성된 사조컨소시엄은 10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제분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1일 공시했다.

사조컨소시엄에는 사조씨푸드가 400억원을 들여 한국제분 주식 400만주(34.06%)를 취득하고 사조대림과 사조해표가 각각 300억원씩 투자해 300만주(25.55%)씩 취득해 참여한다.

한국제분은 동아원그룹의 지주회사 격으로 핵심 계열사인 동아원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제분 경영권을 사들이면 자회사인 동아원까지 인수하게 된다.

사조그룹은 우선 1000억원으로 한국제분을 인수한 뒤 추가 유상증자 작업을 통해 한국제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국제분의 유상증자 규모는 3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됐다.

동아원은 지난달 공고를 내고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려 했으나 심각한 유동성위기로 M&A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신속하고 확실한 조건을 제안한 사조컨소시엄을 최종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제분의 최대주주인 이희상 동아원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으로, 전 전 대통령의 3남 재만 씨의 장인이다. 자동차 수입, 와인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재무구조가 악화돼 도산위기에 놓인 동아원은 작년 12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가 결정됐다.

이번 거래는 경기고 동문인 동아원 오너 이희상 회장과 사조그룹 오너 주진우 회장의 합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주진우(67) 회장의 M&A 능력이 다시한번 주목받게 됐다.

주 회장은 원양어업 중심의 사조산업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후 1980년 사조냉장을 설립해 수산캔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인수합병에 주력해 2004년 신동방그룹 계열사였던 식용유 전문회사 해표(현 사조해표)를, 2006년엔 대림수산(현 사조대림)을 사들였다. 2002년과 2004년에는 골프장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를 인수했고 2007년에는 소송전 끝에 오양수산을 사들였다. 최근에는 축산업에도 진출해 2010년 햄과 소시지를 생산하는 남부햄을, 2011년엔 닭고기 가공업체인 유성을 2013년에는 50년 역사의 축산기업 화인코리아를 잇따라 인수했다.

이같은 사업 확장을 해온 사조그룹은 이번 한국제분과 동아원 인수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