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8.12.14 11:49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황나현 교수(성형외과)
날씨가 추워지면 늘어나는 단골질환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심장질환자나 낙상으로 인한 골절환자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질환이 당뇨병 환자다.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혈당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고위험군이 당뇨합병증 중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모든 피부트러블을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의 피부 또는 점막이 헐어서 생기는 궤양이다. 당뇨병 환자의 20%가 한번 이상 당뇨발을 겪으며, 증상이 심각하면 병소(발의 일부)를 잘라내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가 잘 안돼 혈액의 당 농도가 높다. 그러다보니 혈액이 걸쭉해 혈액순환 장애가 온다. 상처가 생겼을 때 산소와 영양소가 가득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니 치료가 더딜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당뇨병 환자들은 말초신경이 손상돼 감각이 무디다. 상처가 생기고, 궤양으로 진행돼도 느낌이 없다.
이렇게 궤양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조직이 괴사돼 심한 경우 발목이나 무릎까지 절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겨울철엔 더욱 세심히 발 관리를 해야 한다. 외출 후엔 발을 깨끗이 닦은 뒤 상처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발 마사지나 족욕은 혈액순환을 돕는 좋은 예방법이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상처가 잘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피부보습제를 발라 발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칫 발을 소홀히 해 발의 상처가 궤양으로 진행됐다면 늦었지만 그래도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한다. 까만 점이 보인다면 필시 조직이 괴사되는 징후다. 무엇보다 상처가 생겼을 때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유비무환의 처방이다.
병원에선 상처의 균이 뼈까지 침투했는지, 혈당은 잘 조절되는지를 살피면서 혈관조영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작업을 한다. 궤양이 심할 때는 여러과가 협진해 가능하면 발의 조직을 살리려는 노력을 한다.
당뇨병 환자는 겨울을 잘 나는 것이 다음 해를 건강하게 보내는 시작인 것이다. 실내 운동을 통해서라도 다른 계절보다 혈당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도록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