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8.12.15 07:30
드라큘라 개미는 사슴벌레 처럼 커다른 집게 턱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지구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아마도 치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정답은 개미다.

이동속도가 아니라 신체 일부를 무기나 보호 수단으로 쓰는 일부 동작만을 따진 다면 절지동물, 곤충이 선두권을 형성한다.  

드라큘라 개미는 눈을 깜빡이는 것보다 5000배나 빠른 믿을 수 없는 시속 200마일(320km)의 속도로 턱을 움직일수 있다. 치타는 시속 60마일(96km)로 달리는 기록을 갖고 있다.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크기가 몇 밀리미터에 불과한 이 작은 생명체는 공식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살아있는 동물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1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손가락을 튕기는 속도보다 1000배 더 빠르다. 이것은 또 이전에 가장 빨리 움직이는 곤충이었던 '집게턱 개미'(Trap-jaw ants)보다 3배나 더 빠르다.

열대 지역인 아프리카, 호주,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되는 드라큘라개미는 턱을 투석기처럼 사용한다.

턱을 당겨서 잔뜩 힘을 응축시킨 뒤 빠른 속도로 발사하는 것이다. 그 힘이 어마어마해서 지네의 몸통을 자를 수 있다. 잡은 먹이감은 집으로 가져와서 새끼들에게 먹인다.

싸움할 때도 유용하다. 상대를 날려서 통나무 벽에 부딪치게 할 수도 있다.

논문의 저자인 일리노이 주립대의 앤드류 수아레즈 교수는 "이들의 턱은 매우 희한해서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디오 분석을 통해 드라큘라 개미가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개미를 듀크대학으로 옮겨서 초당 최대 100만개의 프레임을 포착하는 카메라로 움직임을 촬영했다.

그들은 턱을 쥐덫처럼 사용한다. 걸쇠와 스프링 메커니즘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

과학자들은 턱이 열려 있는 집게 턱 개미와는 달리 드라큘라 개미는 턱을 손가락을 튕길 때처럼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다. 힘세고 강한 근육 여럿이 힘을 모으고 간단한 다른 근육이 이를 막고 있다가 풀리면서 엄청난 속도가 발생하는 것이다. 턱이 발사된 지 0.000015초면 시속 0에서 200마일로 빨라진다. 축적된 에너지에서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힘은 먹이를 기절시키거나 죽이는데 사용한다.

비디오 분석 결과 턱을 재장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7초나 걸렸다.

이들은 속이 빈 통나무에서 산다. 좁은 곳에서는 먹잇감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주도한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 박물관의 프레드릭 라라비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것은 드라큘라 개미의 턱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이라면서 "빠른 동물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더 쉬워짐에 따라, 더 빠른 몇몇 다른 동물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드라큘라 개미인 미스트리움 카밀레(Mystrium camillae) <사진제공=뉴욕타임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