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8.12.17 15:37

NH투자증권·KB증권 "내년 금리 인상 전망 횟수인 점도표 줄어들듯"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9월 28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9월 28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미국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시그널이 최근 부각되며 연방준비제도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나타내는 점도표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과 IOER 금리(기준금리 상단) 0.20% 인상을 전망한다”며 “금리가 이번에 인상되면 중립금리 범위 하단으로 진입한다는 점에서 성명서 문구변화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17일 전망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는 “최근 유가하락과 강(强)달러 부담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감되고 있다”며 “연준이 장기 금리(중립 기준금리) 점표도는 기존 3%로 유지하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 폭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점도표 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불과 한 달 전 11월 FOMC 성명서에는 9월 금리인상 때처럼 미국이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최근 국내 금융투자업계와 현지에선 미국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연준이 내년 금리인상 기조를 다소 누그러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주요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호황기에 있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 징조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4일 미국 국채시장에서 대표적인 단기물인 2년물 금리(2.8211%)는 중장기 물인 5년물 금리(2.8175)보다 높아졌다. 이번 장단기 금리차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둔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장기물 금리는 장기적인 경제성장률 전망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을 때 내려가는데, 단기물보다 낮아질 경우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경기침체에 앞서 여지없이 찾아온 바 있다.

1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0%였다. 지난 10월 지수도 시장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은 수준으로 경기 상승 국면이 마감됐다는 지적에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이 나왔다.

시장참여자들은 오는 18·19일(현지시간) 열린 FOMC 회의에서 결정될 금리 인상 및 점도표 하향 조정 여부는 회의에 앞서 발표될 미국 주택지표 결과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에서 30년 모기지금리가  5% 내외를 넘나들고 있으며 주택착공건수와 건축허가, 기존 주택 매매 등의 지표는 부진한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 경기에 악재로 작용한다. FOMC 회의에서 이런 영향을 감안,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는 참석자 16명 중 9명이 내년 3회 금리인상을 전망했지만, 회의 이후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관한 목소리가 강해졌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뉴욕 이코노믹클럽 오찬 연설에서 “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는 수준”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직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은 편이지만 인플레이션 수준이 기대보다 높지 않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같은 배경으로 꼽혔다.

이에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마드리드에서 한 연설에서 “연준 금리가 중립금리에 멀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다음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지난 16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12월 중 금리인상을 확신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역시 지난 27일 미국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훨씬 더 까까워졌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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