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2.18 06:30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사용한 면역항암제 제품들. 키트루다(왼쪽)와 옵디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사용한 면역항암제 제품들. 키트루다(왼쪽)와 옵디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면역항암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가 초래할 확률이 높은 부작용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제약사는 이런 위험을 축소해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엘리자베스 캐스카트-레이크 교수팀(종양학)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최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종양학 심포지움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5~2017년 사이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환자 2798명의 보험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를 위해 면역항암제를 사용했다. 

구체적으로는 옵디보(Opdivo, 성분명: Nivolumab, 제조사: BMS·오노약품공업) 사용자 비율이 71.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 MSD) 25%, 티쎈트릭(Tecentriq, Atezolizumab, 제넨테크) 3.6% 순이었다.

해당 약물 투여로 부작용을 경험한 비율은 약 14%였다. 연구팀이 이들 이상사례를 종합·분석한 결과, 보고가 가장 많았던 부작용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9.2%)이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체내 에너지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대사가 저하되면서 체온조절 등 필수기능이 떨어지고 피로·의욕상실·기억력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다음으로 발생빈도가 잦았던 이상사례는 빈혈(5.7%)이다. 이어 신장 관련 부작용은 2.8%, 간염은 1.8%, 신경통은 1.4% 등의 순이었다. 위장·심장과 연관된 이상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일부 제약사가 부작용 발생률을 축소 보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연구팀이 KEYNOTE-24(키트루다vs항암화학요법)로 명명된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니, 면역항암제 사용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은 환자는 2.4%였다. 하지만 제약사측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허가신청서에는 이런 위험이 0.6%로 명시돼있었다.

축소 보고는 유방암 치료제인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 임상결과에서도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 제약사측은 관절염 부작용 발생률을 8%로 집계했지만, 환자로부터 보고된 부작용 발생률은 50%에 달했다. 

연구팀은 데이터 분석을 지속 이어갈 예정이다.  

캐스카트-레이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의 부작용을 다양한 임상시험에 걸쳐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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