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2.20 19:2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아동에게 노화 현상이 나타나는 희귀질환인 ‘조로증(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에 효과가 기대되는 약이 빠른 심사과정을 약속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이거 바이오파마슈티컬즈(Eiger BioPharmaceuticals)가 개발 중인 로나파닙(lonafarnib)을 혁신의약품(breakthrough designation)으로 지정했다고 20일(한국시간) 밝혔다.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된 약은 향후 신속심사권(Fast track designation)을 부여 받는다. 

로나파닙은 파르네실전달효소(farnesyltransferase)에 작용하도록 고안된 약이다. 이 효소를 저해하면 조로증 환자의 세포는 정상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 검증을 위한 1/2, 2상 임상시험에는 조로증 환자 63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일부에게 로나파닙을 투여하고, 나머지(대조군)에게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경과를 지켜봤다. 평균 추적기간은 2년2개월이었다. 

그 결과, 로나파닙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사망률이 7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측은 내년 중으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계획이다. 승인된다면 '최초의 조로증 치료제' 타이틀을 얻게 된다. 

조로증은 프리라민 A(prelamin A)를 코딩하는 LMNA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은 프리라민 A가 파르네실전달효소(farnesyltransferase)에 의해 라민 A(lamin A)로 전환된다. 하지만 조로증 환자의 경우, 돌연변이로 인해 절단된 프리라민 A가 라민 A로 전환되지 못하면서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된다. 이는 결국 유전자 변이를 초래한다. 

환자는 출생 시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점차 노인처럼 머리가 빠지고 체지방 증가, 관절경직, 동맥경화 등을 겪게 된다. 평균 수명은 13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조로증의 유병률은 2만2000명당 1명 혹은 10만명당 1명 등으로 다양하게 조사됐다. 보고된 환자는 1934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300명 가량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1000명 이상은 일본에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근친결혼 등의 풍습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서 보고된 환자는 홍원기(13) 군이 유일하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안학교를 다니며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로증 환자에게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대증요법이 실시되고 있다. 대증요법이란 병의 원인이 아닌 증상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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