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8.12.22 11:00

"요양시설, 치매환자 쫓아내고 얌전한 환자들만 돌보는 경향있다"
다인실 아닌 '1인실 필수' 지적
야간·휴일·단기보호 등에 충실한 '인프라 구축' 시급

21일 국회에서 열린 '노인장기요양제도 혁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선우 덕 동아대학교 건강관리학과 교수가 '노인장기요양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노인장기요양제도 혁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선우 덕 동아대학교 건강관리학과 교수가 '노인장기요양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상심리행동 증세가 심각한 치매환자를 요양시설에서 쫓아내고 얌전한 환자들만 맡아서 돌보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동선 조인케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노인장기요양제도 혁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김 대표는 "장기요양서비스는 휴먼서비스"라며 "사람의 손으로 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서비스라는 것을 지표화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며 "이떤 사람은 병원과 간호사가 있는 곳을 선호하고, 어떤 곳은 식사가 훌륭하면 다 좋다고 하고 어떤 곳은 룸메이트가 중요하다. 이런 다양한 가치와 선택이 엇갈리는 가운데 휴먼서비스의 핵심은 결국 인본주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조인케어라는 요양서비스플랫폼을 만들고 홍보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게 됐고, 지난 여름 국가인권위원회가 시행한 요양병원대상 노인학대 모니터링 활동을 하면서 요양병원들도 돌아봤다"면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요양병원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5가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영국 베드포드셔 대학에 재직하는 동안 입수한 탁영민 교수의 연구결과까지 참고해 설명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노인들이 자신이 가게 되는 곳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는다"며 "자신이 결정권을 가졌을 때 시설에 대한 적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자녀들이 노인 분을 시설에 입소시킨 후 며칠 뒤에 데리러 오겠다고 하곤 오지 않는다"며 "노인들은 자녀가 올 때까지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대성통곡 한다"고 꼬집었다. '노인에게 시설 입소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두번째로 '요양서비스에 대한 정보 부족'을 꼽았다. 그는 "아직까지 어르신 상태에 따라 요양병원이 적합한지, 요양원이 나은지에 대한 정보마저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대부분 처음 선택한 서비스를 그냥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변경률이 낮은 것은 불만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대안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고 더 나아가 요양서비스 자체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문제는 '다인실 운영의 문제'이다. 그는 "일본의 경우 2004년부터 유니트케어를 도입한뒤 지어지는 모든 요양시설은 1인실로 하고 있다"며 "물론, 요양시설을 1인실로 하는 것은 많은 재원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섣불리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반론을 펼쳤다. "하지만 노인들이니까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가 있는 노인들이니까 방을 여러 사람과 써도 불편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며 "현재 요양시설에 들어오는 노인들도 역시 다인실을 매우 불편하게 여기며 요양시설에 대한 거부감은 대부분 다인실에서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1인실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가 주목한 것은 '야간 보호소의 미비문제'였다. 그는 "주야간보호센터에서는 오후 5시부터 송영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주야간보호센터의 경우 밤 10시까지 운영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늦게까지 운영되는 경우라도 오후 7시면 끝난다"고 실태를 알렸다. 이어 "대전시의 경우 주야간보호센터가 54개(2017년 7월 기준)인데, 이 가운데 샘플로 전화해서 확인해 본 결과 오후 10시까지 맡아 주는 곳은 10군데 중 한 곳 정도였다"고 씁쓸해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재가서비스의 충실을 도모하려면 야간보호, 휴일보호, 단기보호 등에서 충실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주최했고 한국장기요양학회·KGS한국노년학회가 주관했으며 보건복지부가 후원해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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