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6.02.02 16:22

새해 글로벌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등 4대 경제권이 시장안정을 위해 ‘통화 공조’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과 일본의 양적완화에 이어 미국과 유럽도 시장친화적 정책대응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발 리스크가 풀리지 않는 한 현재의 불확실성은 오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중국, 금융 위기설에 유동성 폭탄 대응

올초 글로벌 금융혼란의 단초가 된 중국은 지난 15일 이후 천문학적 금액을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2일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입찰을 통해 14일물과 28일물 각각 500억위안씩 1000억위안(약 18조원)의 유동성을 이날 공급했다. 인민은행의 자금수혈로 하루짜리 RP금리는 1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 유동성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최근 “위안화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중국경제 경착륙을 주장했다.

올들어 위안화 가치와 중국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인민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역RP와 중기유동성 지원창구(MLF) 등을 통해 지난달에 1조1350억위안(약 204조원)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순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를 앞두고 일시적 자금경색이 가뜩이나 불안한 금융시장에 혼란을 더할 수 있다고 보고 매일 유동성공급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사그라들지 않는 불씨, 위기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1일(현지시간) 뉴욕 외교협회 연설에서 “전세계 경제, 금융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금리결정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Fed가 지난달 26~27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첫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에서 지난해 말부터 경제활동이 둔화됐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추가적으로 낮아졌다고 밝힌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금리인상 시기를 묻는 기자 질문에 “세계시장에 불확실성이 커 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 때 기대했던 것보다 분명히 약해졌고 유로존의 경제적 위험이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ECB가 3월에 추가 부양을 준비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중앙은행 최고위 인사가 현 경제상황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보임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어려울 것이란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던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도 내달 ECB의 결정이 금리인하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비치고 있다.

일본은행도 지난 29일 기준금리를 -0.1%로 전격 인하했다.

◆ 결국 관건은 중국 연착륙

시장에서는 이같은 선진국들의 정책공조 의지가 시장심리를 다소 안정시킬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경기회복 전조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0, 11월 2개월 연속 상승했다”며 “과거 예를 볼 때 글로벌 경기는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다만 글로벌 통화공조에 따른 효과는 이달 경제지표를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위기의 진원이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서 비롯된 만큼 중국이 경기연착륙의 신호를 보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불안이 진정되면 미국이 금리인상을 나설 수 있고 이는 다시 글로벌 시장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과 중국의 정책공조 노력이 견고한 모습을 보여야 시장심리가 안정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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