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8.12.26 11:52

자유한국당,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 맹폭
"대통령 지지율 방어·여론 조작용 착공식"

도라산역의 모습. (사진출처= KBS뉴스 캡처)
도라산역의 모습. (사진출처= 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정부와 여당의 주요 인사들이 26일 새벽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출발한 가운데,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착공시작일이라 불리는 착수식에 많은 정치인들이 갔다"며 "저희 자유한국당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체가 없는 착공식, 어디에서도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요 예산 추계는 고사하고 사업계획도 없는 착공식이다. 법적 근거도 없다"며 "결국 평화속도와 비핵화 속도가 맞지 않음에도 평화속도만 진행되고 있다. 지지율 데드크로스 찍은 문재인 대통령의 여론 조작용 착공식"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오만을 말씀드리면 착공식에 대해 어느 누구도 설명한 정부측 인사가 없다"고 힐난했다.

이와 같은 맥락의 발언은 원유철 의원에게서도 나왔다. 그는 "남북 철도 착공식이 지금 이 시간 진행 중에 있다. 축하를 해야 하나"라며 "오늘의 착공식은 착공 없는 착공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남북 협력 사업을 통한 남북 관계 개선과 발전은 우리가 가야할 길임은 틀림없다"면서도 "남북 협력 사업은 오늘의 착공 없는 착공식처럼, 앙꼬 없는 찐빵처럼, 다람쥐 쳇바퀴 1회성 행사로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북핵 폐기 열차가 함께 출발해 한반도 평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유라시아 철도 개념도. (사진출처= KBS뉴스 캡처)
유라시아 철도 개념도. (사진출처= KBS뉴스 캡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착공식'에 대해 보다 강도 높게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착공 없는 착공식, 꼭 해야 합니까"라며 "참 희한한 착공식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실제 공사는 시작할 수도 없고, 최악의 경우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영영 공사를 시작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공사의 착공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야말로 착공식을 가불한 셈인데, 국가의 격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적지 않은 돈까지 써가면서 말이다. 상장기업 같으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을 일"이라고 일갈했다.

계속해서 "북핵 문제에 큰 진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얼마 전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핵의 원인이 미국의 핵위협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북핵 폐기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남북관계 일반도 그렇다. 나아졌다고 하는데,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나 화상상봉 같이 꼭 필요한 약속들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북한 인권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런데도 이렇게 서둘러 착공식부터 가불한 이유가 무엇이겠나"라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방어용이라 말한다 그야말로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생각한다는 말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더해 "우리 기업인들과 장관을 모욕했던 북한 리선권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이번 착공식 대표로 참석한다고 한다"며 "우리를 우습게 보는 일이자, 우리의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이래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산소 호흡기로 버티고 있는 환자는 한시라도 빨리 수술실로 보내야지, 옆에서 춤판을 벌인다고 환자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지금 정말로 필요한 것은 화려한 남북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경제를 다시 살려낼 과감한 국정운영 쇄신"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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