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2.27 12:09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타미플루 부작용 사고 관련 1문1답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사진제공=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사진제공=가천대 길병원)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성분: 오셀타미비르인산염)’를 복용한 중학생이 이상행동을 보이다 추락사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약물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건으로 타미플루의 부작용적인 측면이 과도하게 부각돼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타미플루는 독감 치료에 필수적인 만큼 의사·약사가 부작용 정보 제공 등 복약지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소아를 둔 부모에게는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예방주사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엄 교수와의 1문1답.

Q.타미플루는 어떤 약인가.

팔각향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이다. 이 성분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미플루는 현재 의료현장에서 독감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경구 복용제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외에도 흡입제(상품명: 리렌자로타디스크, 제약사: GSK)와 주사제(페라미플루, 녹십자)가 독감치료에 사용되지만 처방횟수는 미미한 편이다. 

(편집자주: 타미플루는 1999년 길리어드가 개발한 뒤 로슈에 기술이전(기술료 400억원)한 의약품이다. 국내 허가는 2000년 이뤄졌다. 전 세계 매출액은 연간 2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 제약사 52곳에서 163개의 복제약을 출시해 시중에 유통하고 있다.)

Q.이번 여중생 추락사와 타미플루와의 관련성은.

타미플루를 복용한 이후에 발생한 상황이기에 이상반응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확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직접적인 연관성을 따지기는 힘들다.

특히 증상 조절 위해 다른 약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항히스타민제도 신경학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타미플루 외 다른 약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

Q.다른 독감 치료제도 이런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가능하다. 하지만 굉장히 드물다. 타미플루가 이상행동을 유발할 확률 역시 굉장히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Q.독감 그 자체만으로도 이상행동이 발생할 수 있는가.

그렇다. 흔히 독감이라고 하면 콧물·기침 등 호흡기 감염증상을 단편적으로 생각하지만, 해당 바이러스는 전신을 침범한다. 혈관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혹은 천식 환자에게는 기존 질환을 악화시킨다.

특히 바이러스 자체가 뇌를 침범하는 형태도 있다. 이런 경우 환자는 뇌수막염에 감염된 것처럼 의식이 떨어지고, 여러 신경학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독감 자체가 발작과 여러 뇌염형태의 신경학적 감염을 동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이번 사건으로 타미플루 복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약의 부작용만 부각돼서는 안된다. 치료에 타미플루가 필수적인 환자가 약을 복용하지 않게 된다. 면역저하자와 고령 환자의 경우 타미플루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폐렴이 생기는 등 임상경과가 악화할 수 있다. 꼭 먹어야 하는 고령군은 담당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먹어야 한다.

Q.추락사를 두고 의사와 약사의 복약지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 같은 경우 어른 환자를 상대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많지 않다. 타미플루가 소아에게 이상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린이·청소년에게 처방 시 부작용 사항에 대한 언급은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뿐만 아니라 약사도 처방 시 복약지도(의약품의 명칭·용법·용량·효능·저장방법·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제공)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정부도 전문가의 복약지도 의무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Q.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무엇인가.

예방주사다. 백신으로 감염을 애초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 어린이 독감 예방접종률이 저조한 데, 이번 일을 계기로 올라가길 바란다. 정부도 접종률 향상을 위한 방책을 고민해야 한다.

Q.그 외 보호자에게 당부할 말은.

가족 구성원이 독감에 걸리면 감염자 자가격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 환자가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상행동 발생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만약 충분히 호전되지 않거나 이상행동 발현 시 담당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늦은 시간대 발생할 경우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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