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2.30 07:10

무협,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93.1…8분기 만에 100 하회
정부, 2년 연속 6000억 달러 달성 총력…수출금융 217조원 지원

(자료=한국무역협회)
(자료=한국무역협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지난 28일 11시 12분 기준으로 6000억 달러를 최초로 돌파했다. 다만 수출기업들은 내년 1분기 수출이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수출 6000억 달러 돌파는 수출이 시작된 1948년 이래 70년 만의 쾌거이다. 2011년 수출 5000억 달러 달성 이후 7년 만에 세계 7번째로 수출 6000억 달러 금자탑을 세웠다. 이에 올해 수출 비중(1~9월)도 3.4%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는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 등 주력품목이 강세를 보이고 신산업·유망소비재 등 미래 수출 동력의 활약이 크게 나타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는 세계 최초로 단일부품 기준 1000억 달러 수출을 넘어섰으며 기계·석유화학도 500억 달러를 돌파해 수출 호조에 힘을 보탰다.

다만 내년 1분기 수출은 수출국 경기와 수출단가, 채산성 등에 대한 우려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2년 연속 6000억 달러 수출 달성을 위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938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에 따르면 1분기 EBSI 지수는 93.1로 8분기 만에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향후 수출여건이 부정적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이다.

품목별로는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 가전,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등의 수출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은 주요국 쿼터 제한에 따른 물량 감소 및 저가 중국산 수출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과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도 해외생산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여건이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선박은 최근 2년간 수주한 물량 인도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여건이 호전되고 기계류는 미국의 설비투자자와 인도의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항목별로는 ‘수출국 경기’(87.5), ‘수출상품 제조원가’(88.4) 등의 악화가 예상됐다. 수출국 경기는 최근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업체들의 우려가 반영됐다. ‘수입규제·통상마찰’(104.6), ‘설비 가동률’(104.1) 등은 전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2월 1일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이 합의한 관세부과 유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또 수출기업들은 4분기 주요 애로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16.8%),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15.7%),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10.5%) 등을 꼽았다.

이진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으나 업체들의 수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 주요 업종별로 생산 네트워크를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에도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미중 무역분쟁 및 미국 자동차 제232조 등 통상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 등을 활용한 신남방시장 개척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과 산업의 관점에서 필요한 지원을 늘려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수출금융을 12조원 늘려 217조원을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대기업 공급망 진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세안, 인도 등 신남방 지역과는 자동차, 소재·부품에서, 러시아 등 신북방 지역과는 에너지‧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며 “우리 최대 교역국인 미국·중국 등과도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관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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