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8.12.30 17:21

트럼프 "무역협상 큰 진전" VS 시진핑 "조기합의 희망"
중국,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및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미국, 관세율 90일 간 유예 및 중국산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 '면제'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출처= KBS방송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출처= KBS 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미·중 정상이 미·중 무역 갈등 종식과 한반도 현안 등에 대해 29일(현지시간) '전화담판'을 했다. 미묘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방금 중국의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타결된다면 그것은 모든 주제와 분야, 쟁점들을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관계를 안정적인 방향으로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며 "양측 대표단이 서로 같은 방향을 보고 가며 호혜 공영과 더불어 세계에도 이익되는 합의를 조속히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어 "국제적·지역적 주요 이슈에 대한 소통 및 협력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중요한 이익을 존중하고, 협력·조율·안정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증진해 양국 국민과 전 세계인의 더 나은 이익을 위해 양자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현안과 관련된 의견도 교환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노리고 중국에 강력한 대북 제재 유지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반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은 북미 양자 대화가 지속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을 격려하며 지지한다"고 여전히 미·북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가운데, 양국은 무역문제와 관련해 서로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내용적 측면에서 미국보다는 중국의 양보가 더 컸다는 시각이 적잖다. 미국은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지난 9월 추가 부과한 이후 관세율 10%를 새해부터 25%로 올릴 예정이었지만 90일 간 유예하기로 했다. 또한, 984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25% 추가 관세를 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관세율 인상을 '유보' 혹은 '면제'한 것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미국에 대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새해 1월부터 3개월간 4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27일자로 미국산 쌀 수입을 허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 유화 제스처만 쓴 것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상무위원회 7차 회의에서 심사한 외상투자법 초안에서 정부기관이나 공직자가 외자기업에 대해 강제로 기술을 이전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특허법 개정안에서는 배상액을 산정하기 힘든 상황의 경우 법원이 배상액을 정할 수 있는데 현행 규정의 1만~100만위안(약 163만~1억 6300만원)의 배상액을 10만~500만위안(약 1630만~8억 1500만원)으로 5배 이상 높였다. 이른바 강온 양면 전술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향후에도 미·중 양국은 무역갈등 문제를 두고 서로 상대국의 대응 수위를 지켜보며 그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적잖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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