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2.31 10:38
존 켈리 미 백악관 비서실장 (사진=MSNBC 뉴스 캡처)
존 켈리 미 백악관 비서실장 (사진=MSNBC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내년 1월 2일 퇴임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자신이 재직했던 18개월 동안 '대통령 말리기'에 심혈을 기울였고, ’군인은 도망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버텼다고 고백했다.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켈리 실장은 "내가 지난해 비서실장에 부임했을 때 처음 직면한 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만류하는 일이었다"면서 "당시 국방부와 미 중앙정보국(CIA) 고위 인사, 외교관들과 함께 대통령을 설득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커다란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도 백악관 내에는 시스템이 없었고, 그 이유 중 하나는 ’궁정 암투(palace intrigue)’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인 멜라니아 여사와 딸 이방카, 사위 쿠슈너 등이 백악관 내에서 권력 다툼을 벌이면서 정책 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후에도 세계 곳곳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을 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엔 실패하고 백악관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것은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면서 "힘든 상황에서도 "군인은 도망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버텼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그는 "불법 이민자들 대부분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특히 어린이들에 대해 동정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다만 켈리 실장은 "대통령은 지시한 일을 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그랬으면 나는 그만뒀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인 일을 지시한 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켈리 실장은 미 해병대에서 46년간 복무한 4성 장군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장관직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일해왔다. 켈리 실장의 빈자리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이 임시로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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