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9.01.01 12:00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에…AI·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개발에 '총력'

(사진=뉴스웍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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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주요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산업 전반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신산업 육성과 체질개선 등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2일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본격적인 새해 경영에 들어간다. 5대그룹은 올해에도 세계경제의 제한적 성장과 보호무역주의 확대, 수요 감소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 시달릴 것으로 보여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데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삼성전자는 신산업 분야를 이끌 미래 기술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점찍고 25조원을 투자하기로 밝힌 상태다. 특히 반도체에 이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AI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처럼 또 한 번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돼 있는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사업에도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반도체는 빅데이터와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의 핵심이지만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위탁 제조하는 기존의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팹리스 고객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첨단 공정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판매부진에 허덕이며 위기에 놓인 현대차그룹도 모빌리티와 수소전기차 등 신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들과 협력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통합적 대응 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특히 레브, 메쉬코리아, 미고, 임모터, 카넥스트도어 등 전세계 모빌리티 서비스업체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현대차는 올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더불어 미래차로 각광받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투자도 강화해 당장 올해부터 2년간 3000억원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약 25조원의 경제효과와 22만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주주 반발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한 지배구조 개혁을 재추진해야하는데다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판매량과 영업이익을 회복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정 부회장이 올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운명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도 5대 중점 육성 분야인 반도체·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ICT, 미래 모빌리티 등을 중심으로 신산업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동남아 시장에서 찾고 있는 SK그룹은 특히 베트남 민관과 다각적인 협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게 될 전망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11월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현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특히 SK그룹은 신산업으로 꼽히는 미래차 산업에 대한 리더십을 다지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SK이노베이션 역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SK텔레콤 역시 그간 축적해 온 자율주행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게 될 전망이다. 

재계 4위인 LG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화된 구광모 체제를 안정화시키는 한편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융복합 R&D 메카인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핵심기술들을 적극 육성해 그룹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월 서울 마곡지구에 들어선 LG사이언스파크에는 주력계열사인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을 비롯해 이노텍‧하우시스‧생활건강‧유플러스‧CNS 등 8개 계열사의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집결해 있다. LG그룹은 미래사업인 로봇과 자율주행, 인공지능, 5G, 차세대 소재·부품, 물·공기·바이오 분야에서 융복합 연구를 진행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재계 전반에 고조되는 위기감을 떨쳐내기 위한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유망 신산업 육성이 올해의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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