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1.02 16:15

민주당·평화당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이 답"
바른미래당 "어불성설 그만하고 참회와 속죄의 길 걸어라"
정의당 "광주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전두환·이순자 부부의 모습. (사진출처= MBC 뉴스 캡처)
전두환·이순자 부부의 모습. (사진출처= MBC 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씨가 한 보수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두환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평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일 일제히 이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경거망동 마라. 국민이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일궈낸 '민주주의'라는 네 글자마저 농락하지 마라"라며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각종 법안을 애써 외면하는 자유한국당에게도 묻는다. 같은 생각인가. 이순자 씨 말에 동조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전두환을 비롯한 5·18 범죄자에 의한 역사모독, 피해자 모독 발언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며 "범죄자들과 그 비호세력의 세 치 혀에서 나온 말들은 피해자들에게는 또다시 그해 오월의 총칼이 되어 상처를 할퀴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도 입장을 밝히라"며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위하여 국회에 부여된 책무를 이행하고 역사적 진실을 명확히 하는 것만이 경거망동한 반역사적 발언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참회와 속죄'에 방점을 찍은 논평을 냈다. 바른미래당의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이순자 여사는 어불성설 그만하고 참회와 속죄의 길을 걷기 바란다"며 "국민을 상대로 온갖 만행을 자행한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이 변함없는 뻔뻔함은 따를 자가 없음이 분명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희생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로 살아온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다"며 "만행으로 인해 죽어갔던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을 되돌려놓고 억울함을 토로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누구 탓을 할 가치도, 변명의 여지도 없는 인과응보(因果應報)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더 이상의 허위증언은 그만하라"면서 "참회와 속죄로 성실히 재판에 임하고, 자신의 만행으로 희생된 영령들에게 조금이나마 속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은 '5·18 진상규명'에 촛점을 맞췄다. 평화당의 김정현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기가 막힌다. 해외토픽에 나올 일이다"라며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라니 신년 벽두에 이 무슨 망언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용납할 수 없는 작태다. 5·18진상규명에 앞장서서 협조해도 모자랄 판에 5·18단체들과 광주시민을 정면으로 모욕했다"고 규정했다. 특히 "5·18과 한국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면서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데 더욱 진상규명작업이 절실해졌다. 자유한국당은 5·18진상규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의당도 이날 정호진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전씨는 광주를 생지옥으로 만든 학살자다. 그 죄가 인정돼 1997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지금 그의 운신이 자유로운 것은 그가 무죄여서가 아니다. 운 좋게 형벌을 사면 받았을 뿐"이라며 "그런데도 전씨는 단 한 번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부부가 회고록을 내며 자신들도 5·18의 억울한 희생자라며 망언을 늘어놓고 있다"고 메스를 가했다. 이어 "40여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어도 전씨 부부가 민주주의와 국민을 대하는 태도는 한결같다. 권력을 잡고자 불법적으로 계엄군을 동원해 수많은 시민을 학살한 그 수준에서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그대로다"라며 "뻔뻔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다"고 힐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씨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조금이나마 유지하고 싶다면, 광주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을 바에야 전씨 부부는 그 입 다물고 더 이상의 망발을 멈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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