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1.02 16:30

태영호 "美와 동등한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
남성욱 "북핵에 대한 신고‧검증은 절대 없어"

2일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위원장 오세훈) 주최의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원유철 의원실)
2일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위원장 오세훈) 주최의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원유철 의원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북한의 주장은 '조선반도 비핵지대화' 논리로 북한 핵폐기가 아닌 남한의 주한미군, 핵우산 등을 동시에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2일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위원장 오세훈) 주최의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19년 북한은 미국과의 타협을 통해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가가 되려 할 것"이라며 "즉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전력의 실전배치 포기와 핵무기 이전을 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미국으로부터 핵보유를 묵인받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성과 협상의 달인이라는 자만심을 적당히 부추기면 폼페오나 비건 같은 관료집단을 배제시키고 2차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며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려한다면, 2차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같은 의외의 성공을 북한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예측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김정은의 신년사와 관련, "(북한의) 양보는 없으며 기존 대미협상 방침을 고수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적으로 요구한 1단계 북핵에 대한 선(先) 신고와 검증은 절대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 방침에서 한 치의 변화도 없으며 압박과 제재에는 무력카드로 대응한다"며 "북한 비핵화가 아니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강조해 주한미군의 철수 등 미국의 군사력 축소 논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입장 변화가 없는 만큼 북미간 고위급 회담에서 사전 조율이 선행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3가지 선택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1차와 같은 '선전용 정상회담'을 하던지, 북한의 요구인 '제재완화와 종전선언'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던지, 2차 회담의 무기한 연기 안(案) 중에서 택일하게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1997~1999년 동안 진행됐던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국을 참여시켜 남북한 중국과 미국 간 1대 3구도를 형성하는 외교전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금년도 북핵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찾기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한이) 미국과 동등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굳히려는 것"이라며 "김정은 신년사에 담긴 대미·대남 메시지는 2019년 미북 핵 협상을 핵 군축 협상으로 좁혀서 핵보유국의 전략적 지위를 굳히고, 대북제재 조치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북한이 두 가지 전술을 쓰고 있다"며 "하나는 미북과 남북 대화를 분리해 한미대화 공조를 약화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협상을 중국 등이 참여하는 여러 갈래의 복잡한 대화 구도로 만들어서 제일 중요한 핵시설목록 신고 문제를 덮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국 2019년에 북한의 핵 보유에 기초한 새로운 동북아 안보 구도를 성립하겠다는 것"이라며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김정은 입장에는 한 치의 변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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