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1.04 11:02

"국경장벽 건설예산은 반영되지 않을 것" 강경방침 천명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의원 (사진=KBS 뉴스 캡처)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의원 (사진=KBS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의원(78· 캘리포니아주)이 3일(현지시간) 8년만에 다시 하원 의장에 선출됐다. 앞으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팽팽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원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제116대 연방의회 개원식에서 동료 하원의원들의 호명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하원의장으로 뽑혔다. 그는 220표를 얻어, 192표를 확보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원을 제쳤다.

이로써 펠로시 의원은 지난 2007~2011년 미 역사상 여성 최초로 하원의장에 오른 이후 8년 만에 다시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됐다.

1940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 태어난 그는 트리니티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볼티모어 시장과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낸 아버지와 역시 볼티모어 시장을 지낸 오빠를 보며 그도 정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결혼해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편을 따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거처를 옮긴 뒤 다섯 자녀를 양육하며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1987년 캘리포니아 제8선거구 보궐선거에서 47세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2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거쳐 2007년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이날 펠로시 의원은 하원 의장에 선출되자 연설에서 "이번 의회는 투명하고 초당적으로 운영될 것이지만 필요한 부분에서는 민주당의 우선순위에 따라 공화당에 맞서 싸워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임기의 이번 의회에서 내년 11월 대선 승리를 목표로 ‘러시아 스캔들’, 멕시코 국경장벽 등 이민정책, 건강보험정책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펠로시 신임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고 있는 국경장벽 건설예산은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의 선출이 확정되자마자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등장해 “낸시 펠로시가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관철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한편, 이번 의회에선 역대 가장 많은 127명의 여성의원이 활동해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새 의회 하원의 여성 의원은 민주당 소속 89명과 집권 공화당 소속 13명 등 모두 102명이다. 이는 30년 전 하원의 여성의원 수 29명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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