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1.05 07:05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미중 무역분쟁도 해결기미 안보여
유진투자증권 "12월 수출 감소…3년만에 역성장하는 전조일 수 있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새해 들어서도 걷히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를 책임지는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미약해질 경우 2% 중반대 경제성장조차 힘들어진다. 이미 2018년초 정부가 제시했던  '2년 연속 3%대 성장' 이란 목표 달성은 실패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경제성장률을 2.7% 수준으로 추정한 바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시장 부진으로 실적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새해 다소 상승한 미국 주가는 하락 반전했으며 세계주가도 내림세에 동참했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새해 첫 개장과 동시에 반도체주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이틀 연속 떨어져 3일에는 2000선이 무너졌다. 4일 다소 상승해 2000선을 회복했으나 1년 전에 비해 400포인트 이상 낮다.

우리 경제는 미국과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양대 강국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면서 향후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 50억 달러를 포함하지 않은 예산안이 민주당이 우위인 하원에서 통과됐으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상원을 통과한다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가 반영되지 않은 예산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이 끝날 기미가 아직 없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뉴욕타임즈는 제프리 게리시 USTR 대표가 중국을 더 압박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언했다고 보도하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중국 정부도 올해 경제에 대해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고 판단하는 등 경제 불안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다만 미중 양국은 오는 7일부터 이틀간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초 미중 정상이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처음 진행되는 대면 협상으로 미국 USTR 부대표와 실무진이 방중한다. 최근 애플 주가 급락 등 미국 기업에도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미치면서 일부에서는 무역갈등이 다소 해소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대외 리스크로 인해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낮게 설정했다. 2019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2.7%로 다소 높게 내다봤다. 반면 KDI와 자본시장연구원은 2.6%,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2.5%로 정부 전망치보다 다소 낮았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최대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편,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에 대한 부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팀장은 “12월 수출이 반도체 및 대중 수출이 감소하면서 1년 전보다 1.2% 줄었다”며 “이는 올해 수출이 3년 만에 역성장세로 악화되는 전조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484억6000만 달러로 4월 이후 8개월 만에 500억 달러를 하회했다. 일평균 수출도 21억5000만 달러로 11월 수준에 머물러 1~10월 일평균 평균 수출 22억7000만 달러에 비해 1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12월 반도체 수출이 D램 가격 하락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감소해 2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20.9%를 차지했던 만큼 반도체 단가 감소는 우리 수출에 치명적이다. 특히 12월중 13.9% 줄어든 대중 수출 실적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팀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전격적인 개선을 보이지 않는 한 2018년 총수출의 26.4%를 차지했던 대중 수출이 올해 수출의 역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9년 수출 전망을 연간 3.5% 증가에서 1.0% 증가로 하향 조정한다”며 “국제유가의 반등과 미중 무역분쟁의 해소가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추가 하향 조정의 여지도 높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