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1.07 09:07
술탄 무하마드 5세 국왕과 옥사나 보예보디나. (사진=유튜브 캡처)
무하마드 5세 국왕과 옥사나 보예보디나. (사진=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말레이시아의 제15대 국왕 무하마드 5세(50)가 6일(현지시간) 갑작스럽게 국왕 직에서 중도 퇴위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과 결혼한 것이 퇴위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왕궁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클라탄 주(州)의 술탄인 무하마드 5세가 이날부로 연방 최고통치자인 국왕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왕궁 관계자는 “국왕 폐하가 통치자위원회 총무에게 서신을 보내 말레이시아의 통치자들에게 이 사안을 공식적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에선 말레이 반도의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직을 맡는다. 말레이사아 북동부 클란탄 주의 술탄인 무하마드 5세는 2016년 12월 국왕에 즉위했다.

무하마드 5세가  2년 1개월 만에 국왕 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그가 지난해 11월부터 2달간 병가를 낸 것이 퇴위 사유로 작용했다고 관측한다.

무하마드 5세는 병가 기간에 러시아에서 미스 모스크바 출신인 옥사나 보에보디나(26)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에따라 무하마드 5세는 휴가를 쓰려면 사전에 목적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등의 규정을 어기고 국왕의 직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무하마드 5세가 말레이 반도의 다른 통치자들로부터 이달 9일까지 자진 퇴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설도 제기됐다.

실제로 각 주의 최고 통치자들은 지난 2일 밤 긴급회의를 소집해 ‘심각한 사안’을 논의했고, 4일에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모처에서 다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위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각 주의 술탄 가운데 한 명이 당분간 국왕 직을 대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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