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07 14:11

보사연 "은퇴 후 재취업자, 은퇴자보다 정신건강·인지기능 저하 폭 적어" 

(사진=뉴스웍스DB)
한 노인이 취업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은퇴가 정신건강과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퇴 연령층의 정신건강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생산 및 사회활동 유도 등 다양한 국가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아영 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퇴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령층은 은퇴를 기점으로 인지적 자극 부족과 자기충족감 상실로 인해 인지기능저하 및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아영 연구원은 한국고령화패널조사 1~6차 자료를 활용해 은퇴를 정의하고,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간이 지표를 활용해 은퇴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50대 후반 이상 연령대 기준, 우울증 지표(CES-D)는 은퇴자가 근로자보다 높았다.(그림 1 참고)

계산·기억·명령시행 등 인지기능의 경우 근로자가 은퇴자에 견줘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은퇴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그 효과가 누적돼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은퇴 직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다.

이 연구원은 “은퇴라는 이벤트가 정신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은퇴 후 늘어난 개인시간을 활용하는 방향도 이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분석했다. 은퇴자는 근로자에 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문화활동·대인관계에서는 오히려 은퇴 연령대의 참여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근로자와의 격차가 컸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은 재취업이었다.

은퇴 후 재취업자는 은퇴자보다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재취업은 도전의식을 자극해 인지기능 저하를 방지하고, 사회적 소속감과 긍정적 자기지각(self-perception)을 불어넣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중고령층의 정신건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료영역의 역할뿐만 아니라 은퇴 후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현재 은퇴했거나 은퇴 예정인 중고령층은 기존의 고령층과는 다른 특성이 있어 이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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