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09 06:40

세이지 세라퓨틱스, SAGE-217 30㎎ 3상 임상결과 발표 
중추신경계 관여 뇌 속 가바수용체에 작용…하루 한 번 복용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에 효과가 기대되는 약이 임상시험에서 뛰어난 효과를 선보였다. 

세이지 세라퓨틱스(Sage Therapeutics)는 SAGE-217 30㎎의 3상 임상결과를 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SAGE-217은 차세대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ositive allosteric modulator)'로 평가받고 있다. 중추신경계에 관여하는 뇌 속 가바(GABA) 수용체에 작용하도록 고안됐다. 

이 약물은 세이지 세라퓨틱스가 보유한 또 다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인 ‘줄레쏘(Zulresso,성분명: brexanolone)’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줄레쏘는 정맥 주사제이지만 SAGE-217은 하루 한 번 먹는 경구 복용제라는 편의성이 있다. 

'Robin’으로 명명된 시험(이중맹검·무작위배정·다기관·위약대조)에는 심각한 산후우울증으로 진단받은 산모 151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여자의 일부에게 SAGE-217 30㎎을 투여하고, 나머지에게는 위약(플라시보)을 투여하며 2주간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SAGE-217 투여군은 우울증 증상이 약 17.8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개선 정도는 13.6점이었다. 우울증 증상 정도는 해밀턴우울증척도(HAMD-17)로 측정됐다. 약효 지속기간은 약 4주였다. 

관해(병의 증상이 사라진 상태)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약물 투여군 45%, 위약그룹 23%로 조사됐다. 

약물로 인한 부작용은 졸림·두통·어지러움·구토 등이었다.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통해 SAGE-217의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줄레쏘와 마찬가지로 향후 산후우울증의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에 나타나는 기분 변화를 말한다.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의 갑작스런 변화와 출산 및 육아 스트레스가 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우울감, 이유 없는 불안감, 식욕감소, 죄책감 등이다.

국내에서는 산후우울증 선별검사를 받는 산모가 늘면서 해당 질환으로 판정 받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건소에서 산후우울증 선별검사를 받은 산모 수는 2015년 2만9219명, 2016년 4만766명에서 2017년 6만8972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검사에서 산후우울증 고위험군으로 판정을 받은 산모도 2015년 3201명, 2016년 5810명, 2017년 8291명으로 2년새 2.6배 가량 늘었다. 

현재 해당 질환자의 치료에는 항우울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산후우울증 치료제라는 이름을 내건 약물은 줄레쏘가 처음이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를 받고 있다. 승인 여부는 올해 3월께 판가름 날 전망이다. 허가 시 예상되는 글로벌 매출액은 연간 약 3300억원이다.

SAGE-217는 경구 복용제라는 이점 때문에 허가 시 한해 매출액이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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