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1.08 18:05

낙관파 "답방 로드맵 이미 나온 게 아니냐"
비관파 "북한이 원하는 것을 못 쥐어주면 요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던 제1차 미북정삼회담때의 모습. (사진출처= CNN 뉴스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던 제1차 미북정상회담때의 모습. (사진출처= CNN 뉴스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의미가 새로운 각도로 조명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른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임박설'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원래 지난해 12월 답방이 성사됐어야 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지연됐던 것이 이제는 시기가 무르익어 답방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온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돈다.

이런 관측은 지난해 6.12 미북정상회담을 코 앞에 둔 같은 해 5월에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을 중국의 다롄에서 만난 지 한달여 만에 미북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전례에 따라 거론되고 있다. 즉 미북정상회담 개최 이전에 북한과 중국 간에 모종의 입장정리가 선행되고 나서 거기에서 합의된 방향성을 갖고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서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른바 학습효과의 영향이다.

이에 더해 대표적인 친문인사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과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서울 답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정책의 일각을 담당해왔던 여권 모 의원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이날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모 의원실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물음에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지만 "조만간 뭔가 나올 것 같아 보이기는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로드맵은 이미 윤곽이 잡혀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답방' 은 구체적인 장소와 일시를 놓고 사실상 조율이 끝나가고 있으며 발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기는 1월 하순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단행되면 남북정상회담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만일, 김 위원장의 답방이 현실화된다면 남북정상회담은 곧바로 미북간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확률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CNN은 7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놓고 아시아 국가설을 흘리면서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미국 하와이 등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구체적인 후보 장소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북한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이미 획득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아쉬울 게 별로 없는 상태라는 점을 근거로 서울 답방 임박설에 신중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일부나마 풀어준다든지 북한의 안보 부담을 줄여주는 약속을 해주기 전까지는 설령 제2차 미북회담이 성사된다고 할지라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미국의 최대 목표 달성에서 그다지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변화된 미국 정치지형'을 거론하는 다른 전문가의 의견도 주목된다. 핵심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역할이 과거와는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공화당이 북한문제에 대해 매파였고 민주당이 비둘기파였다면 이제는 그 정반대 상황이 돼있다는 견해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 의회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유화적인 제스처 구사를 견제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견해에 따른다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양보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서울 답방'이 그리 달갑지 않은 카드라는 얘기다. 따라서 '답방'은 문재인 정부의 '희망'일뿐 현실적으로는 요원한 얘기라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지는 쪽은 미국이나 중국이나 북한이 아닌 '대북문제에 거의 올인하다시피했던 문재인 정부'라는 시각이 적잖게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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