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1.14 19:00

허원도 IBS 교수 연구팀

위 왼쪽 그림처럼 쥐가 운동행동할 시 관련 된 뇌 영역인 운동피질에서 실시간으로 small GTPase 단백질의 활성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오른쪽 그림처럼 마취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차별적 Ras small GTPase 단백질의 활성도가 다름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쥐 운동행동에 따른 운동피질 영역에서의 신경세포 활성과 관련된 Ras small GTPase 단백질의 활성을 수 나노미터 단위의 가지돌기 구조에서 분석하는데 첫 연구다.
쥐가 운동할 때 운동피질에서 실시간으로 스몰 GTPase 단백질의 활성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의 변화무쌍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허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교수 연구팀이 신호전달 스위치단백질의 활성을 모니터링하는 새로운‘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살아있는 생쥐의 신경세포 활성화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세포의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은 스위치가 켜지면 기계가 작동하듯 활성화 여부로 세포의 기능을 제어한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그간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새로운 바이오센서는 스몰 GTPase 활성의 모든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도구다.

스몰 GTPase는 세포의 이동, 분열, 사멸과 유전자 발현 등에 관여한다. 

광유전학과 결합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찰이 가능하고 민감도가 커 생체 내 두꺼운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변화까지도 정밀하게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고감도 성능을 이용하면 살아있는 동물의 암세포 전이 및 뇌 속 신경세포의 구조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 향후 강력한 이미징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스몰 GTPase의 활성을 관찰하는 데엔 형광 공명 에너지전달(FRET)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광유전학과 광 파장이 겹쳐 정작 관찰해야 할 세포신호의 변화는 보기가 어려웠다. 민감도가 낮아 동물 모델에 적용하는 것도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단백질 공학 기술로 5가지 종류의 스몰 GTPase 단백질의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두 가지 파장(488nm, 561nm)에서 관찰이 가능한 바이오센서를 개발, 이를 동시에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기존 바이오센서가 청색광을 활용하는 광유전학 기법의 파장과 겹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세포의 이동방향을 살피면서 동시에 공간적 기능도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유방암 전이 암세포에 바이오센서를 발현시키고, 광유전학 기술로 암세포 이동 방향을 조절하자 스몰 GTPase 단백질이 활성화됨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의 이동 방향이 변할 때, 세포 내 스몰 GTPase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활성화하는 모습을 실시간 이미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스몰 GTPase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추후 암치료물질을 탐색하는 등 다방면의 기술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IBS 연구진은 권형배 미국 막스 플랑크 플로리다 연구소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공 위를 달리는 실험으로 깨어있는 생쥐인 실험군과 마취된 대조군의 뇌 영역의 운동 피질의 신경세포에서의 스몰 GTPase단백질의 활성을 비교하는데 성공했다. 살아있는 쥐에서 수 나노미터 단위의 신경세포 수상돌기 가시에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스몰 GTPase 단백질의 활성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센서는 시냅스처럼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한 구조에서도 목표한 단백질을 관찰할 수 있을 만큼 민감도가 크다.

실험쥐의 운동행동과 같은 생리학적 현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뇌 영역을 바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뇌 관련 연구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허원도 교수는 “스몰 GTPase 단백질을 생체 내에서 관찰하기 위한 기존의 바이오센서들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며 “특히 청색 빛을 활용한 광유전학 기술과 동시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세포막 수용체와 관련된 광범위한 세포신호전달연구와 뇌인지과학연구에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4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허원도(왼쪽부터) 교수, 권형배 연구위원, 김지훈 연구원, 이상규 연구위원, 정강훈 연구위원 사진제공=IBS
허원도(왼쪽부터) 교수, 권형배 연구위원, 김지훈 연구원, 이상규 연구위원, 정강훈 연구위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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