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1.14 17:10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년에 지분 50% 이상 사들여 인수 마무리"
"올해는 규모 작은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인수"

우리금융지주는 14일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출범식을 갖고 “1등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주요참석자들이 우리금융지주 현판 점등식 행사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성태 사외이사, 이순우 전 회장, 황영기 전 회장,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민병두 정무위원회 위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손태승(왼쪽 여섯 번째)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1등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선언한 뒤 정치·경제 관계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4년 3개월 만에 지주사로 돌아온 우리금융지주가 향후 대형 금융사에 대한 인수를 공동 투자 형식으로 진행할 뜻을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규모가 커) 직접 인수가 어려운 경우 다른 곳과 함께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고 내년에 자본비율이 회복된 후 지분을 50% 이상 인수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투자 여력이 7000억원에서 최대 7조원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은행 체제에서 은행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20%로 규정된 출자제한이 130%까지 증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후 1년 동안은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받는다. 이로인해 대규모로 투자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한다.  손 회장은 이 같은 '허들'을 우회하고자 공동 투자 방식을 거론한 셈이다.

현재 우리금융 내에서 우리은행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의 강화가 시급하다.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7972억원으로 우리금융(1조9034억원)의 94.4%에 달한다. 이외에 카드(4.7%)와 우리종합금융(1.5%)을 비롯해 6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증권과 보험 부문의 대형 M&A가 필요하다. 먼저, 자회사인 우리종금은 금산법에 따라 증권사로 바꿀 수 있지만 규모면에서 크게 부족해 중형 증권사를 매입한 후 우리종금과 합병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동안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후보로는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삼성증권 등이 거론됐다. 이중 교보증권은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교보증권이 매각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가장 먼저 후보에서 지워졌다. 삼성증권은 다른 금융지주의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대형 증권사지만 인수 부담이 크다. 유안타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인수 후 우리종금과의 합병을 염두할 때 유력한 매물이다.

또 생명보험사로 KDG생명, 중국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과 ABL생명, 손해보험사 중에서 MG손보, 롯데손보가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4개 금융지주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매물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출범 1년 내 ‘매력적인’ 매물이 나오면 공동 출자가 진행되지만 마땅한 물건이 없을 경우 자기자본비율 회복 후 인수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소규모 M&A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주사 전환) 첫 1년간 자본비율 개선, 표준등급법 적용 등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부터 인수할 계획”이라며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이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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