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16 05:00

미국 UC버클리대학 니타쉬 발사라 교수팀

(사진제공=UC버클리대)
(사진제공=UC버클리대)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항암화학요법 시 여분의 약물이 정상부위로 퍼지기 전에 이를 흡수하는 ‘약물 스폰지’가 개발됐다. 이 장치는 여분의 항암제 가운데 64%를 흡수하는 효과를 보여 약물의 독성이 정상부위에 미치는 영향을 막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미국 UC버클리대학 니타쉬 발사라 교수(화공생명공학)팀은 약물 스폰지(Drug Spong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암 환자에게 투여되는 항암제의 양은 제한돼 있다. 항암제의 독성이 종양뿐만 아니라 정상부위에도 퍼지면서 구토·설사·탈모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동주화학요법(intra-arterial chemotherapy)’이다. 이 요법은 특정 장기의 동맥에 카테터를 거치시킨 뒤 항암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종양이 발생한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입하면서 항암 효과는 커지고, 전신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앞선 연구에 따르면, 주입된 약물의 50~80%는 표적 장기에 머물지 않고 전신을 순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물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약물 스폰지를 고안했다. 이 스폰지는 흡수성 수지(absorbent polymer)로 구성돼 있으며, 겉면은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실린더(cylinder)로 덮여있다. 흡수성 수지는 자체 무게의 500~1000배의 수분 등을 흡수하는 합성 고분자물질이다. 주로 기저귀·생리대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약물 스폰지는 장기를 순환하고 나오는 혈관에 놓여진다. 이를테면, 간암 환자에게는 간에서 나와 심장 쪽을 이동하는 정맥에 해당 장치를 설치한다. 이 상태에서 간으로 들어가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면, 장기에 머물지 않고 흘러나오는 여분의 약물은 스폰지에 의해 제거된다.  

스폰지의 성능은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건강한 돼지의 혈관에 해당 스폰지를 집어넣은 뒤 독소루비신(doxorubicin, 간암치료제)을 주입했다. 그 결과, 스폰지는 여분의 약물 가운데 64%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발 초기 단계이기에 여러 난관이 남아있다. 연구팀은 스폰지를 혈관에 잘 유치하는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발사라 교수는 “약물 스폰지가 여분의 항암제를 일부 제거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목표로 개발에 매진할 것” 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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