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9.01.15 19:36

이 부회장 “반도체 경기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첫 번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두 번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네 번째)과 청와대에서 산책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장 방문 요청에 "얼마든지 가겠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로 공장이나 연구소를 지으면 언제든 가죠"라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인 초청 간담회를 마친 뒤 기업인들과 경내를 산책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 부회장에게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나”고 묻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회장의 답변에 대해 최태원 SK 회장이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말하자 이재용 부회장이 “(최태원 회장의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라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된다"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반도체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어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떤가”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라고 대답했다.

이와관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세계 바이오시장이 1500조 원인데 한국은 10조 원 밖에 못한다"며 "저희랑 삼성 등이 같이 하면 몇백조는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이공계 학생들이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나 약대로 몰려가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 의약산업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문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요즘 현대그룹은 뭔가 열릴 듯 열릴 듯 하며 열리지 않고 있는 '희망 고문'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정은 회장에게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산책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그룹 총수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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