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1.16 10:13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이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230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영국의 앞날은 안갯 속으로 빠져들었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정치적 거취도 위기상황에 놓였다.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당초 부결이 예상되긴 했지만 영국 의회 역사상 정부가 200표가 넘는 표차로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들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도 120명 가량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메이 총리는 총력을 다해 정치권을 설득했지만 결국 역대 최대 패배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승인투표가 부결된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불신임안 투표는 16일 실시된다. 영국 의회법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안에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부결될 경우 조기 총선이 열리게 된다.

승인투표가 부결되면서 영국 정부는 일단 제3 개회일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향후 계획을 담은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어떤 계획을 내놓을지,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안개속에 놓이게 됐다.

부결에 따른 브렉시트의 향후 시나리오는 영국 정부가 EU와 재협상을 하거나 조기 총선을 하는 방법, 국민투표를 통해 민의를 다시 묻는 등의 방안이 있다. 이런 방안들에 대해 정치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런 합의 없이 3월29일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로 가게 된다.

실제 아무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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