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6.02.04 11:34

오스트리아 빈  OPEC본부.

연초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미국 금리인상과 유가하락이란 양대 악재가 희석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3월 금리인상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다. 산유국간 감산합의 실패로 연일 최저치를 경신했던 유가는 대타협의 희망이 살아나면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4일 원∙달러 가치는 1% 이상 급반락해 출발했고 아시아 주요증시는 급반등하는 모습이다.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미국 경제에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결정시 이같은 상황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가 독일 마켓뉴스 인터네셔널(MNI)과의 인터뷰에서 제시한 이 발언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할 금리인상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금융시장의 변화와 다양한 경제지표의 흐름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향후 경제 전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어떤 것도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해 12월보다 현재의 금융여건이 더 위축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금융여건이 3월까지 지속된다면 통화정책 결정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들은 더들리 총재의 이날 발언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거시 경제 악화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와 러시아, 이란 등 6개 산유국이 조만간 긴급회의를 갖고 유가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석유부 산하 매체인 샤나는 전날 율로기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에너지 장관의 말을 인용, "러시아의 경우 이미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이란도 긴급회의 개최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지난 1일 "우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물론 비OPEC 국가들이 두루 참여하는 회의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 피노 장관은 최근 러시아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차례로 방문해 국제 유가를 안정시킬 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이날 국제유가는 급반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8% 폭등한 배럴당 32.28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랜트유 선물 역시 7.2% 급등한 35.05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금리 동결론 대두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44%오른 2751.43으로 출발해 줄곧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3일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7% 급락하며 3개월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6% 하락(절상)한 달러당 6.5419위안으로 고시했다. 일일 하락폭은 작년 12월 4일 0.2% 이래 최대다. 인민은행은 이날 다시 28일물 역레포를 통해 700억위안을 시장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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