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17 16:10
(사진제공=BMS)
(사진제공=BMS)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면역항암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가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램버트-이튼 근무력증후군(LEMS)'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오사카경찰병원 나츠키 다나카 교수(신경과)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사례보고서를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인 여성 A(73)씨는 한 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으로 옵디보를 투여받던 중 신경계 이상증상을 보였고, 이후 LEMS로 확진 받았다.

A씨는 앞서 화학항암요법을 받았지만 경과가 좋지 않아 2016년부터 옵디보를 통한 치료를 시작했다. 옵디보 투약을 시작하면서 폐의 종양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치료 20주차가 되자 마비·낙상·안검하수(눈꺼풀처짐) 등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악화하자 의료진은 오사카경찰병원에 A씨에 대한 신경학적 검진을 의뢰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A씨를 LEMS로 진단했다. 

LEMS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체계가 신경근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를 공격할 때 발생한다. 신경근접합부는 신경과 근육간의 전달에 관여한다. 따라서 LEMS 환자는 근육이 약해지는 증상을 겪게 된다. 특히 골반과 대퇴부에서 이런 증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보통 소세포폐암이나 악성흑색종·두경부암·간암 등은 LEMS를 동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여성에게 발병한 LEMS는 암이 아닌 옵디보 투약이 원인인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옵디보 투약을 중단했지만, LEMS 증세는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피르댑스(Firdapse, 성분명: amifampridine) 등이 사용됐지만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만 도움이 됐다.

나츠키 교수는 “이번 사례를 통해 특정 면역항암제가 희귀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히 약물의 부작용으로 LEMS가 보고된 첫 케이스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옵디보는 BMS와 오노약품공업이 공동개발한 PD-1 저해제 계열의 면역관문억제제다. 2017년 매출액은 5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약물은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PD-1이라는 경로를 차단한다. 이 경로를 차단하면 면역체계는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게 된다. 옵디보는 현재 흑색종, 신세포암,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주요 부작용은 신장염·신부전·폐렴·간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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