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9.01.17 15:17

기업호감지수 53.9점…중소기업보다 대기업 하락폭 커
대한상의 “신뢰회복 위해 낡은 관행과 기업문화 개선해야”

(표제공=대한상공회의소)
(표제공=대한상공회의소)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지난해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의 준법‧윤리경영이 미흡하고 기업가 정신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낡은 관행과 후진적 기업문화를 바꾸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53.9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기업호감지수는 2016년 47.6점에서 2017년 55.8점으로 상승한 뒤 지난해 다시 하락했다. 

CFI는 50점을 넘으면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더 많은 것이고 50점 미만이면 그 반대다. ‘매우 긍정적’은 100점, ‘다소 긍정적’은 75점, ‘중립’은 50점, ‘다소 부정적’은 25점, ‘매우 부정적’은 0점이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호감도가 모두 하락했다. 대기업 호감도는 지난해보다 3.2점이 하락한 49.0점으로 기준치를 하회했다. 중소기업 호감도는 58.4점을 기록해 전년도보다 1점 하락했다. 각 부분별 호감도 지수를 살펴보면 ‘기업의 경제적 기여’ 점수는 62.8점으로 전년 대비 2.5점 떨어졌다. ‘사회적 공헌’은 46.9점, ‘규범·윤리 준수’는 44.2점을 기록해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투자가 국민 기대에 다소 못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부 경제적 이슈에 대한 기업과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호감도가 떨어졌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신현한 교수는 “사회적 공헌이나 규범‧윤리준수 등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에 여전히 못 미치는 가운데 기업의 경제적 기여도에 따라 호감지수의 등락이 좌우되고 있다”며 “지난해는 일부 업종의 슈퍼호황으로 경제 부진이 일부 가려졌다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올해 체감경기 지표가 본격 하락하게 된다면 호감 지수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들은 그 이유로 ‘국가경제 발전 기여’(42.4%)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국가 브랜드 향상’(12.5%), ‘기업문화 개선 노력’(3.4%), ‘사회공헌활동’(2.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국민들은 가장 큰 이유로 ‘준법‧윤리경영 미흡’(44.4%)’을 꼽았다. ‘후진적 기업문화’(20.5%)와 일자리 창출 부족’(19.0%), ‘사회공헌 활동 미흡’(7.8%) 등도 많은 응답 비중이 높았다.  

특히 기업인들이 도전정신을 더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인이나 예비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이 활발한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46.4%)는 응답이 ‘그렇다’(20.6%)는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실패 후 재기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강화’(30.2%)가 첫 손에 꼽혔다. 이어 ‘기술역량 강화 지원’(21.5%), ‘규제완화 통한 신사업기회 확대’(18.6%), ‘도전을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14.6%) 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올 한해도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제도 개선을 통한 투자활력 제고에 나서는 한편 기업들도 낡은 관행과 후진적 기업문화를 쇄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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