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17 18:03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희귀 혈액암인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에 효과가 기대되는 약이 빠른 심사과정 등을 약속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중국 바이오회사 ‘베이진(BeiGene)’이 개발중인 자누브루티닙(zanubrutinib, BGB-3111)을 혁신의약품(BTD)으로 지정했다고 17일(한국시간) 밝혔다. FDA는 임상시험에서 기존의 약보다 큰 효과를 보인 약물을 혁신의약품으로 지정해 빠른 상용화를 돕고 있다. 

자누브루티닙은 브루툰 타이로신 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억제제다. BTK억제제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B세포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소를 차단해 항암효과를 낸다. 일종의 면역항암제인 셈이다. 암 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는 자누브루티닙이 2상 임상시험에서 보인 효과를 참고해 혁신의약품지정을 결정했다. 이 임상시험에는 중국에 거주는 외투세포림프종 환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앞서 받은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임상시험의 결과를 종합하면, 해당 약물을 투여 받은 그룹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83.5%였다. 객관적 반응률이란 사전에 정의된 기간 동안 정해진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특히 반응을 보인 환자 가운데 완전관해(CR, 병의 증상이 사라진 상태)를 보인 비율은 58.8%에 이르렀다.

24주간 병의 악화 없이 생존한 환자의 비율은 82%였다. 

내약성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제약사측은 밝혔다. 내약성이란 약물을 투여했을 때 환자가 부작용이나 불편함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약물이 초래한 부작용은 발진, 혈소판 감소 등이었다. 

베이진 관계자는 “자누브루티닙은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도록 고안된 약”이라며 “임상시험에서 외투세포림프종 2차 치료제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림프종은 혈액암의 일종이다. 면역체계의 일부인 림프계(림프절·림프관·림프구·편도·골수)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과다증식한 암으로 정의된다.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림프종(10%)과 비호지킨림프종(90%)으로 나뉜다. 호지킨림프종은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부위와 가까운 곳으로 전이되지만 비호지킨림프종은 산발적으로 전이된다. 외투세포림프종은 비호지킨림프종의 하나다.

서울성모병원 조석구 교수(혈액내과)는 “외투세포림프종은 공격적인 암은 아니지만 장기간 꾸준히 진행되는 병으로 60대에서 발병률이 높다”며 “2년 무병 생존율이 39%에 그칠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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