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19 05:55

임상시험 결과 인정받으면 식도암 2차 치료제로 허가 가능성
예후 매주 좋지않고 뚜렷한 표준치료법도 없는 상황에서 '희망'

(사진제공=MSD)
(사진제공=MSD)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식도암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MSD는 KEYNOTE-181 결과를 최근 2019 위장관 종양 심포지움(2019 Gastrointestinal Cancers Symposium,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했다.

KEYNOTE-181에서는 앞서 받은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식도암 환자들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여자의 일부에게 키트루다를 투여하고, 나머지(대조군)에게 현재 표준치료인 화학항암요법을 실시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키트루다 투여군은 대조군보다 사망률이 약 31%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종양에 ‘PD-L1’이 발현된 환자만 따로 살펴보면, 전체생존기간의 중간값은 9.3개월이었다. 같은 조건의 환자가 화학항암요법을 받을 경우, 평균적으로 6.7개월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MSD는 이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규제당국이 임상시험의 결과를 인정한다면, 키트루다 단독요법은 식도암의 2차 치료제로 허가될 수 있다. 

관련 전문가는 키트루다가 식도암에 보인 효능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 국립암센터병원 다카시 코지마 교수(소화기내과)는 “식도암의 예후는 매우 좋지 않으며, 뚜렷한 표준치료법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키트루다가 식도암 환자의 생존률을 향상시키는 효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키트루다는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항암효과를 높이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다.

강동경희대병원 김정아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암세포는 면역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계속 증식하기 위해 PD-L1이라는 회피 물질을 만들어낸다"며 "이 물질이 T세포의 수용체인 PD-1과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착각해 공격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때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의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먼저 결합한다"며 "T세포와 결합하지 못한 암세포는 면역시스템에 의해 공격받아 치료가 이뤄진다"고 풀이했다. 

이런 기전에 따라 종양에 PD-L1이 발현된 환자는 키트루다를 통해 큰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트루다는 현재 여러 암종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미국을 기준으로 해당 약물이 획득한 적응증은 악성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호지킨림프종, 원발성종격동B세포림프종, 자궁경부암, 위암, 메르켈세포암 등이다. 

식도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과 음주다. 두 가지를 병행하게 되면 해당 암에 걸릴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국내 식도암 환자는 전체 암환자의 1%(2015년 기준 2420명)로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발견이 어렵고 전이될 확률이 높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6%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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