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1.21 11:46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 신설…건전성규제 안해
개인 전문투자자 되기 쉬워져…2000명에서 39만명으로 확대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려면 한정된 자금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통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혁신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필요한 자금을 과감히 공급하는 투자자의 역할과 확산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김포에 있는 비상장기업인 아하정보통신을 방문해 금융위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 혁신과제’과 관련된 전문투자자 진입요건 개선방안 및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 도입방안 등 2개 과제의 세부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생태계 구축’이라는 자본시장 혁신과제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첫 번째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을 통해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로의 진입이 용이해짐과 동시에 개인 전문투자자는 현재 2000명에서 37만~39만명 수준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날 발표된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 도입방안’을 살펴보면 금융위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주된 업무로 수행하는 신규 플레이어로서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자금조달 관련 비즈니스를 전문으로 하는 사모중개회사에 완화된 별도의 진입경로를 신설하고 적용 규제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금융에 특화된 소형 투자중개회사의 활발한 설립을 위해 사업계획 타당성을 심사하지 않는 '등록' 방식으로 진입하도록 하고 자기자본은 투자중개업 최저 수준인 5억원으로 설정한다. 인력요건도 전문인력 2인 이상으로 최소화한다. 다만 소형·특화 투자중개회사 육성이라는 제도도입 취지에 맞게 진입 시 자산총액은 1000억원 미만으로 제한한다.

최 위원장은 “한정된 업무를 수행하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자중개회사에 대한 규제는 최소화할 것”이라며 “NCR(영업용순자본비율), 레버리지비율 등 건전성규제를 배제하고 경영실적 및 재무실적 등에 대한 업무보고서 제출도 매월에서 매분기로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보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자 간 이해상충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내부통제기준 등을 갖추도록 의무화할 것”이라며 “1분기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올해 안에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을 개선해 현재 2000명 수준인 개인 전문투자자를 약 37~39만명 수준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는 1월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한다.

이날 발표된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투자경험, 손실감내능력 요건을 개선해 금융관련 전문 지식보유자를 개인 전문투자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금융투자상품 잔고 판단 기준을 현행 잔고 5억원 이상에서 초 저위험 상품을 제외한 5000만원 이하로 완화한다. 소득 인정 기준 내 부부합산 조건을 추가하고 재산가액 기준을 주거 중인 주택을 제외하고 순자산 기준으로 개선한다.

또 금융투자상품 계좌를 1년 이상 유지하고 최저위험 상품 제외 5000만원 이상 투자한 경험이 있는 금융 관련 전문 지식보유자를 전문투자자로 인정한다. 금융 관련 전문 지식보유자는 회계사·변호사·변리사·세무사·감정평가사 국가 공인자격증 보유자와 자본시장법 자율규제기관이 관리하는 투자운용·금융투자상품·금융투자업 영위를 위한 인적요건 자격을 갖춘 자격증 보유자가 해당된다.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 절차는 협회에서 금융투자회사로 전환한다. 다만 투자자 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심사관련 증권사 등의 사후책임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고위험 투자 감내능력 개선을 통해 소득·자산요건 충족자 약 15~17만명, 금융 관련 전문지식 보유자 약 22만명 등 37~39만명이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최 위원장은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는 혁신기업과 전문투자자, 그리고 기존 자본시장 플레이어를 연결해주는 실핏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며 “전문투자자 확대는 모험자본 공급자 역할 강화와 함께 새로운 투자기회 제공 등 국민 자산 증식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전국 1196개 산업단지 내 입점한 국내 증권회사 영업점은 16개에 불과하다”며 “이번 2개 과제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지방산단이나 대학 내 산학협력단지 등에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가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개인 전문투자자가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관계형 장기 투자’가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