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21 13:30

여의도성모병원 송찬희 교수, "문제 행동보다 정신건강 먼저 살펴봐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가 스트레스나 우울감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경향은 남자보다 여자 청소년에서 더 두드러졌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송찬희 교수(사진) 연구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등록된 남녀 청소년 1821명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청소년 성별 구분으로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우리나라에선 처음이다.

교수팀은 일상에서 자각하는 스트레스 정도를 1~4점 척도를 이용해 측정했다. 우울감은 지난 한 해 동안 2주일 이상 연속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를 질문해 평가했다.

우선 이번 조사에서 남녀 모두 평균 15세 정도에 음주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흡연자의 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은 남자는 7.6개피, 여자는 5.6개피였다.

연구 결과, 남자 청소년은 '하루 흡연량'과 '(지난 한 달간)흡연 일수'가 많을수록 자각하는 스트레스 정도도 비례해 증가했다. 흡연량이 하루 한 개피 증가할수록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은 8%씩 높아졌다. 음주량과 음주 경험 또한 높은 스트레스 자각과 관련이 있었다.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스트레스 점수가 음주 경험이 없는 청소년에 비해 9% 정도 더 높았다.

여자 청소년은 '하루 흡연량'이나 '흡연 일수'는 물론 '흡연과 음주 경험의 유무 자체'도 스트레스 및 우울감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흡연한 경험이 있는 여자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스트레스를 38%나 더 느꼈다. 또 한번이라도 흡연 경험이 있는 여자 청소년은 평소 스트레스를 18% 정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은 한 달간 흡연한 일수가 하루씩 증가할 때마다 6%씩, 하루 흡연량이 한 개피 늘어날수록 24% 증가했다. 이는 남자 청소년보다 3배나 더 높은 관련성을 보여준다.

또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은 지난 한달 동안 흡연을 한 경험자에서 6.5배, 전체 과거 흡연 경험자에서 3.9배 더 높았다.

송찬희 교수는 “청소년의 흡연이나 음주를 행동의 문제로만 보기보다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을 우선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