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 입력 2016.02.04 16:05

1월 한달만에 작년 전체 M&A 규모 60% 달성...위안화 더 하락 전 사자는 심리

올들어 중국 기업들의 외국 기업 인수가 사상 최고의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WSJ은 기업 인수·합병(M&A) 정보제공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 지난 1월 한달 동안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데 투입한 금액이 680억 달러(약 83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외국 기업 인수합병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작년 총액의 60% 규모로, 올들어 불과 한달만에 작년 전체 기록의 절반을 넘어섰다. 

올들어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외국 기업 인수 사례는 지난 2일 결정된 중국화공(켐차이나)의 스위스 업체 신젠타 인수다. 중국화공은 종자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젠타를 430억 달러(약 52조 4000억원) 이상에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미국 제너렐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에, 부동산·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완다그룹은 미국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는 분야와 규모를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중국 국영기업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외국 기업을 인수한 국영기업의 비중이 3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75%로 높아졌다.

WSJ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중국 발전의 기조를 '일대일로'로 정하면서 기업들, 특히 국영기업들이 앞장서서 외국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WSJ는 "외국의 선진기업 인수 합병은 최근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외국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WSJ는 올해 중국이 더욱 공격적으로 외국 기업 쇼핑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인수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위안화 가치가 올 연말까지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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